불교 조계종 '불교 예식 따르지 않은 황교안 유감'발표에

"공당 대표라도 종교 신념 비난받을 일 아냐"
"타종교 행사 참석한 것만도 큰 용기낸 행동"

대한불교조계종이 최근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불교 의식을 따르지 않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황 대표가 합장과 관불 의식을 거부했다고 해 모든 언론에서 기사화하고 논란이 됐다"며 "모두가 함께 축하하고 기뻐해야 할 날에 이런 일이 생긴 것에 대해 불교계에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표가 믿고 따르는 종교와 신앙생활을 존중한다"면서도 "황 대표가 스스로 법요식에 참석한 것은 자연인 황교안이나 기독교인 황교안이기 때문이 아니라 거대 정당의 대표로서, 지도자로서 참석한 것이 분명함에도 개인의 생각과 입장만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논란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계종은 "(황 대표가) 남을 존중하고 포용하기보다는 나만의 신앙을 우선으로 삼고자 한다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 독실한 신앙인으로서 개인의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이 오히려 황 대표 개인을 위해 행복한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황 대표에 대한 조계종의 입장표명관련해, 남가주 한인 교계의 반응은 공당의 대표, 대통령, 국회의원 등 정치인으로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종교관을 갖고 행동하는 것에 대해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LA의 한 목회자는 "공당 대표라고 하더라도 각자가 생각하는 종교에 대한 신념은 다를 수 있다"고 전제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종교적인 신념대로 행동했다고 해서 그것으로 인해 비난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오히려, 성숙한 사회라면 각 자가 믿는 종교의 신념대로 행하는 행위를 넓은 마음으로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한인 원로 목사는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에는 우상에 절하지 않는 것이 지켜야 할 신앙 양심으로 되어 있다"며 "황 대표가 불교행사에 참석해 불교를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신앙 양심을 갖고 표현한 것에 대해 그 행위는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지 비난의 대상, 나아가 정쟁 거리로 삼으려고 하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견을 내세웠다.

그는 "보여지는 모습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며 "종교적인 이슈를 정치적인 이슈로 몰아가려는 것은 서로를 존중하고 조화를 이뤄나가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한인 목사 역시 "이러한 이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지만, 타종교의 행사에 참석한 다는 것 자체가 큰 용기가 아니면 행할 수 없는 것"으로 "옳고 그름에 문제가 아닌 각 자가 갖고 있는 종교신념에 따른 행위로 존중의 자세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