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지수 모자란 멍청이→정신병자의 입→속물"
[뉴스인뉴스]
최근 김정은을'폭군'지칭하자 원색적 비난
북핵 문제 미국 대선 주요 이슈화 시도 전략
잠재적 대선 후보 비난 이례적…존재감 과시
북한이 미국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속물" "지능지수가 모자라는 멍청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이는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폭군'이라고 지칭한데서 비롯됐다. 미국 조야의 관심사에서 멀어진 북한이 '말 폭탄'을 던지며 북핵 문제를 차기 미국 대선의 주요 이슈로 띄우려는 전술이란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인간의 초보적인 품격도 갖추지 못한 속물의 부질없는 추태'라는 논평에서 "바이든이 감히 우리의 최고 존엄(김정은)을 모독하는 망발을 한 것은 참을 수 없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바이든의 이번 망발은 정치인은 고사하고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초보적인 품격도 갖추지 못한 속물의 궤변"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 언론들도 그의 입을 가리켜 '정신병자처럼 망탕 질질거리는 입'이라고 야유했다"고도 했다.
앞서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18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유세에서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와 폭군을 포용하는 국민이냐? 우리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는 그렇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며 김정은을 '독재자' '폭군'으로 묘사한 것이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는 평양의 살인적 정권에 반복적으로 속아 큰 양보를 해왔지만 대가로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며 "바이든 부통령이 미국의 가치와 이익을 지지해온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트럼프가 백악관에 계속 있는 쪽을 선호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이나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막말'은 역사가 깊다. 특히 북한은 전통적으로 '최고 지도자'를 모욕하는 발언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해왔다. 앞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2004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 지칭하자 북한은 "부시 일당은 깡패 집단"이라고 대응했다. 이듬해 부시 전 대통령이 "김정일은 위험한 사람, 폭군"이라고 재차 언급하자 북한은 "부시는 세계적인 독재자, 도덕적 미숙아에 인간 추물"이라고 했다. 2014년엔 북한이 먼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잡종" "원숭이 형상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고, 지난해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향해 "아둔한 얼뜨기"라고 했다.
다만 현직 고위 당국자가 아닌 '잠재적 대선 후보'를 향한 이 같은 비난은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현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2016년 1월 김정은을 향해 "미치광이(maniac)"라고 했지만 북한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면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김정은을 향해 "미치광이" "리틀 로켓맨"이라고 하자 김정은이 직접 성명을 내고 "늙다리 미치광이"라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누가 됐든 '최고 지도자를 모독하는 건 참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관심에서 밀려난 북한이 '막말'로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