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앨페소 쇼핑몰 총격범 범행전 성명 올려…백인 우월 거리낌 없이 찬양

[뉴스진단]

가주 유대교 회당 총격범 등 테러범 줄이어 사용
보안 서비스 제공 클라우드플레어 "서비스 중단"

지난 3일 발생한 텍사스 앨페소 쇼핑몰 테러범 패트릭 쿠르시어스는 사전에 범행을 암시하는 글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다. 그 뿐만 아니었다. 지난 3월 뉴질랜드 이슬람 사원 테러, 4월 캘리포니아 유대교 회당 테러범도 마찬가지였다. 그 인터넷 사이트는 바로 극우 성향 커뮤니티 사이트 '에잇챈(8chan)'이다.

뉴욕타임스(NYT)는 4일 "에잇챈이 총기 난사범들을 위한 확성기(megaphone)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문제가 되자 에잇챈 사이트에 대한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던 회사인 클라우드플레어는"에잇챈을 위한 서비스를 더는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잇챈은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더이상 접속 자체가 원천 차단된다.

에잇챈은 프로그래머 프레더릭 브레넌이 2013년 표현의 자유를 극단적으로 주장하며 개설한 인터넷 커뮤니티다. 개설 당시에는 조그만 게시판에 불과했지만, 원조 격인 거대 커뮤니티 '포챈(4chan)'이 2014년 무렵부터 혐오 표현 등에 규제를 가하자, 극우 성향 이용자들이 게시물에 규제를 하지 않는 에잇챈으로 몰려들었다. 백인 우월주의 인터넷 커뮤니티 '스톰프런트(Storm front)'등의 이용자들도 대거 에잇챈에 유입됐다.

에잇챈에서 모든 이용자는 익명성이 보장되며 다른 곳에서는 금기시되는 네오나치·홀로코스트·대량학살·인종차별에 대한 농담이나 혐오 표현이 모두 허용된다.

에잇챈 이용자들은 백인 우월주의를 거리낌 없이 찬양하고, 다른 인종에 대한 총기 난사를 게임에 비유하며 농담을 주고받는다. 포린폴리시는 에잇챈 이용자들에게서 '테러의 게임화'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테러범 어니스트의 글이 에잇챈에 올라오자 에잇챈 이용자들은 "(뉴질랜드 테러보다) 더 높은 점수를 올려야 한다"며 마치 게임에 나선 선수를 응원하듯 그를 부추기기도 했다.

엘패소 테러로 에잇챈의 위험성이 극명하게 부각되면서 폐쇄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에잇챈 개설자 브레넌은 NYT 인터뷰에서 "총기 난사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나는 범인과 에잇챈과의 관련성을 의심하고 본다"며 사이트 폐쇄를 주장했다. 브레넌은 2015년 에잇챈 운영에서 손을 뗐다. 많은 인명을 앗아간 총격사건의 범인들이 범행 전 성명서를 올린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에잇챈'(8chan)이 오늘(5일) 결국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CNN, CBS 방송이 전했다.

한편 에잇챈에 대한 서비스를 중단한 클라우드페어는 매튜 프린스 최고경영자(CEO)는 "에잇챈은 스스로 불법적임을 인정했고 여러 건의 비극적 참사를 야기했다"면서 "그 게시판은 증오의 소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