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로즈' 주인공 배우겸 가수 베티 미들러'기생충' 비판한 트럼프에 일침
뉴스진단

트럼프, "빌어먹을 영화" 속어 써가며 딴지
이틀간 "무역으로 美 때리고 오스카 가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을 한 것을 두고 연일 비난을 쏟아부은 가운데 미국 가수 겸 배우 베트 미들러가 트럼프에 일침을 가했다. 21일 베트 미들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에 비판했다지만 나는 백악관에 기생충이 살고 있다는 사실이 더욱 화가 난다"며 트럼프에 일침을 가했다. 1980년 크게 활약했던 미들러는 1979년 영화 '더 로즈'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아 대중의 인기를 얻은 바 있으며 그래미상과 골든글로브상도 여러 차례 수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화 기생충을 연이틀 걸고넘어졌다. 그는 20일 유세 도중 봉준호 감독의 영화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것에 대해 "빌어먹을(freaking)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속어를 써가며 전날 콜로라도 스프링스 유세에서 한 발언보다 비난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집회에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또 끄집어냈다.

그는 "올해 영화가 하나 있었다. 그들은 최고의 영화라고 말했다. 그들은 한국에서 온 영화를 (수상작으로) 발표했다"며 "그래서 '내가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나는 한국과 매우 잘 지낸다"라면서도 "그들은 그 영화가 최고의 외국 영화라고 말하곤 했으나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자신의 치적 자랑으로 화제를 옮겼으나 유세 도중 '기생충'을 또 거론했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같은 미국 영화가 상을 타길 바랐다면서 "아카데미 수상작은 한국에서 만든 영화이다. 나는 '도대체 이게 다 뭐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나는 그들(한국)과 상대한다. 그들은 나를 좋아한다. 우리는 그들을 많이 돕고 있다"면서도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들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빌어먹을(freaking)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때 관중석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그 무역 합의를 다시 했다"고 덧붙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회에서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기를 즐겨온 점으로 볼 때 앞으로도 '기생충'의 수상을 단골 메뉴로 꺼내 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이든 적이든 가리지 않고 미국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반한다고 생각하면 무차별적 발언을 쏟아내 왔다.

한편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축하하기보다 다양성을 혹평하는 것은 순전히 반미국적 행위일 뿐"이라고 지적하며 트럼프의 행동을 비판했다.


배우겸 가수 베니 미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