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7일부터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하늘길이 화물기를 제외하고 완전히 막힌다.

제3국을 경유하는 것도 제한적이어서 양국 간 인적교류가 극히 드물어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달 26일 대구, 경북 지역 거주자와 최근 14일 안에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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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달 29일부터 한국민에 대해 15일간의 무비자 입국을 임시 불허하기로 했고, 이달 1일부터 한국에서 입국하는 모든 사람을 14일간 시설에 격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하노이시의 경우 지난달 28일부터 한국발 입국자의 시설격리를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양국 국적 항공사들이 앞다퉈 직항 노선 운항을 대폭 줄이다가 급기야 중단하기 시작했다.

한국 국적 8개 항공사 가운데 7개 항공사가 4일 직항 노선 운항을 모두 중단했고, 아시아나항공도 6일 오후 하노이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만 승객을 태우고 가는 '페리 운항'을 끝으로 하노이 노선 운항을 끝냈다.

베트남 국적 4개 항공사 가운데 3개 사도 지난달 중하순부터 4일 사이에 차례로 한국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비엣젯항공도 7일부터 이달 말까지 한국 노선 운항을 하지 않기로 했다.

매주 왕복 500편이 넘는 여객기가 다니던 양국 간 하늘길이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까지 끊기는 것이다.

이에 따라 7일부터 양국을 오가려면 제3국을 경유할 수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못하다.

인접국인 라오스는 이미 한국 노선이 완전히 끊긴 상태이고, 중국과 베트남을 오가던 여객기는 일찌감치 운항을 중단했다.

또 싱가포르와 홍콩은 한국발 외국인의 입국을 막고 있다.

필리핀과 캄보디아를 경유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지역에 따라 연결편이 없거나 운항 횟수가 적어 일정을 잡는 데 애를 먹는다.

이 때문에 여행사들은 태국 방콕 경유를 추천하면서 연결편이 이착륙하는 곳이 돈무앙공항인지, 수완나품공항인지 반드시 확인해 낭패를 보인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러나 방콕을 경유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추가된다.

베트남 시설에 격리된 한국민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신속대응팀이 5일 오전 9시 30분께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방콕을 거쳐 베트남 하노이, 호찌민, 다낭에 도착한 것은 저녁 8시가 넘어서부터였다.

평소 4∼5시간이면 오갈 수 있는 거리를 1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셈이다.

게다가 태국이 지난 5일 한국을 위험한 전염병 지역으로 분류하고 한국발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베트남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는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한 교민은 "한국으로 가는 것도 험난한 길이지만, 돌아오면 또 14일간 시설에 격리돼 있어야 하니 움직일 수 없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는 올스톱"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