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 이어 생선회까지 팝니다

지금한국선
바이러스 검사로 '히트' 한 뒤 대면접촉 꺼리는 상거래로 확산
도서관 책·장난감 빌려주기도…전국 지자체 곳곳서 적극 도입

지난 15일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도로에 차량 300여 대가 길게 늘어섰다. 자동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강도다리 회를 맛볼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나온 시민 행렬이다. 차창을 내리고 현금 2만원을 건네자 어민들이 미리 포장해 둔 종이 가방을 창문 안으로 건넸다. 이른바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DT) 횟집'이다.

한 소비자는 "아무래도 식당에 가기가 조심스러웠는데 드라이브 스루로 회를 판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지금 상황에 딱 맞는 기가막힌 서비스"라고 말했다.

시와 포항시어류양식협회가 14일 호미곶 해맞이광장 입구, 15일 구룡포 해수욕장 인근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강도다리 도시락을 판 결과 800개가 팔렸다.

패스트푸드 판매점처럼 차에 탄 채 회를 주문하면 살아 있는 강도다리를 썰어 담고 초고추장과 채소를 함께 제공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판매자와 소비자 간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했는데 예상보다 큰 인기를 끌었다"며 "다음 주말엔 도시락 1000개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자가용 안에서 물건을 주고받거나 검사를 받는 '드라이브 스루'방식이 여러 곳에서 도입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는 커피매장이나 패스트푸드 판매점에서 바쁜 소비자가 차에 탄 상태에서 물품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을 가리킨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타고 한국에서 처음 시도한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진료소에 온 사람이 차에 탄 채 문진, 체온 측정, 검체 채취를 할 수 있어 다른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다. 30분 이상 걸리던 검사 시간도 10분 정도로 줄었다. 선별진료소는 음압 텐트 등 관련 장비가 없어도 되고 소독이나 환기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지금은 경북 포항의료원을 비롯해 전국 대다수 지방자치단체 보건소나 의료원이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 방식은 미국으로도 진출했다.
드라이브 스루는 코로나19로 장기간 문을 닫은 도서관으로도 퍼졌다.

경북도교육청은 도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 가운데 일부에서 전화나 홈페이지로 예약한 책을 차에서 내리지 않고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북도는 13일부터 임시휴관을 마칠 때까지 예천에 있는 경북도서관에서 예약한 책을 받을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를 운영한다.

경남 창원시는 16일부터 전국 최초로 장난감 드라이브 스루 대출을 시작했다. 전화로 필요한 장난감을 예약하고, 다음 날 오후 1시부터 3시 사이에 장난감도서관을 찾으면 된다. 1인당 2개까지 빌릴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유아를 집에만 둬야 하는 부모들을 위해 장난감 대출 서비스를 착안했다"며 "도서관이 정식 재개관하기 전까지 계속 DT 대여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