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D-4

탬파에서 5시간차 이례적 동시 출격
대통령 선거 향방좌우'최대 승부처'

트럼프 "바이든 이기면 중국 승리, 내가 이기면 미국 승리"
바이든 "열쇠 쥐고 있는 플로리다가 푸른색 되면 게임 끝"

"플로리다에 달렸다."

대선을 코앞에 둔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최대 승부처 플로리다주에서 맞붙었다. 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미시간 등 6대 경합 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29명으로 가장 많은 플로리다에서 그야말로 '마지막 승부'를 벌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에서도 경합지역으로 꼽히는 탬파에서 이례적으로 5시간 차이로 유세를 잡았다. 플로리다를 놓치면 재선 가능성이 거의 없는 트럼프 대통령은 영부인까지 동원해 표심에 호소했다.

그는 선거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적힌 빨간 모자를 쓰고 나왔다. 함께 연단에 오른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을 소개했다. 이틀 전 첫 단독유세를 한 데 이어 이번엔 남편 유세에 처음으로 동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는 플로리다 주민이라는 점을 한껏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9월 주소지를 뉴욕에서 플로리다 팜비치로 옮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기는 것이다. 우리가 이기고 플로리다가 이기면 미국이 이기는 것이고 아주 간단한 것"이라고 했다.

플로리다에 인구 비중이 높은 고령층과 라틴계 공략도 잊지 않았다. 플로리다에는 특히 쿠바를 떠나 넘어온 이들이 많은데 이들은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을 보여왔다.

플로리다는 경합주 중 최다 선거인단(29명)이 걸린 최대 승부처다. 전반적 여론조사에서 열세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플로리다를 놓치면 재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플로리다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맹추격하면서 현재 오차범위 내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유세가 열린 탬파는 같은 주 올랜도까지 4번 주(州)간 고속도로를 따라 이어지며 플로리다 안에서도 경합지역으로 꼽히는 곳이다.

바이든 후보는 탬파 유세에 앞서 흑인 유권자가 많아 민주당 강세지역인 플로리다 남부 브로워드 카운티의 코코넛크릭을 방문했다. 바이든 후보는 "바로 여기 플로리다에서 여러분이 열쇠를 쥐고 있다. 플로리다가 푸른색이 되면 끝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상징색이 푸른색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바와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증진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며 라틴계 표심에도 호소했다.

바이든 후보는 플로리다에서 이기지 못하더라도 '러스트벨트' 경합주 승리 등을 통해 백악관 입성 도모가 가능하다. 하지만 플로리다에서 승리하면 당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불과 1.2%포인트 차이로 플로리다에서 승리했다. 플로리다는 2012년과 2008년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2004년과 2000년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는 등 미 대선의 풍향계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