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폭증 변수, 표차 클 경우자정 쯤 결판…격전지 펜실베니아주 등개표 속도관건
초반 현장 투표 결과따라 오래 걸릴 가능성도

미국 동부 시각으로 3일 0시에 북동부 뉴햄프셔의 작은 산간 마을 '딕스빌 노치' 등 마을 3곳에서 첫 대선 투표가 시작된다. 1960년부터 이곳 광부들이 투표 후 새벽에 출근하던 전통에 따른 것이다. 2016년 대선 당시 뉴햄프셔주가 진보 성향임에도 이 '자정 투표' 60여표를 즉시 열어봤더니 트럼프가 앞선 결과가 나왔다.

이후 동부 주부터 시작해 4일 새벽 1시에 투표가 마감되는 서부 알래스카까지, 50주에서 25시간 동안 투표가 이어진다. 투표가 마감되기 시작하는 3일 저녁 6시 인디애나·켄터키를 시작으로 언론사 출구 조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개표도 바로 진행된다.

통상 미 대선에선 당일 밤 10~11시(동부시간)쯤 윤곽이 나오고, 자정을 넘기면 패자가 먼저 패배 승복을 하곤 했다. 50주 전체가 아니라 핵심 경합주 개표 상황만 보면 결과 예측에 3~4시간이면 족하기 때문이다. 2016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올해 우편투표가 4년 전보다 폭증하고 총투표도 2000만여표 늘 전망이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예년처럼 3일 밤 11시쯤 윤곽이 나오는 게 가능하다.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이 우편투표를 선거 전부터 개표해 당일 밤 최종 결과를 알리겠다고 공언해 왔기 때문에 투표일 밤에 승자 윤곽을 점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주에서 개표에 문제가 없고, 어느 한쪽이 확고한 승기를 잡을 때의 이야기다. 여러 경합주에서 접전이 펼쳐지고, 폭증한 우편투표 처리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격전지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는 통상 개표가 매우 더딘 주로, 주말까지 개표를 지켜봐야 할 수 있다.

미네소타·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 같은 경합주는 오는 10~13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받아주기로 해, 초반 현장 투표 결과가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한 이 지역 우편투표 결과를 기다려봐야 할 수도 있다.

방송사들, 대선날 밤
승자 예측 안 할수도

한편 이번에는 주요 언론사들이 발 빠르게 승자를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사태에서 기록적으로 많은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해서다.

CNN의 샘 피스트 워싱턴 지국장은 "이번 대선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이례적인 선거"라면서 방송사들이 투표 당일인 3일 밤 승자를 예측할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CNN은 당일 밤 주별로 전망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다른 방송사의 경우 이제까지의 대선과 다르게 이런 분석을 제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4년전인 지난 2016년 대선때는 투표가 11월8일 치러졌으며 다음날인 9일 새벽(동부시간) 미국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이 270명(총 538명의 과반)을 넘겨 당선이 확실시된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선거 관련소송 "역대 최다"

우편투표 증가로
230건 이상 제기

대선을 앞두고 230건 이상의 선거 관련 연방 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USA투데이는 연방 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230건이 넘는 선거 관련 소송이 제기됐으며 이 같은 건수는 새로운 기록이라고 전했다. 또 내달 3일 대선이 끝난 뒤에는 소송 건수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USA투데이는 올해 선거 소송 추이에 대해 "2000년 대선 때 악명높은 플로리다주 재검표에서 시작된 수십 년간의 흐름의 정점"이라며 "소송 건수가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미 50개 주 중 43개 주에서 유권자에게 우편투표 권리를 부여하는 등 우편투표가 대폭 확대되는 과정에서 투표용지 자동 발송, 자격요건 완화, 투표 접수기한 등을 놓고 소송이 잇따랐다.

코로나19 공포 확산
'드라이브스루'투표

O…코로나19로 인해 텍사스주 일부에서 드라이브스루 투표소가 등장해 화제다. 그러자 보수단체가 드라이브스루 투표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그러나 텍사스 대법원은 드라이브스루 투표가 텍사스주 선거법에 위반된다며 투표소 운영 중단과 12만표가 넘는 사전투표에 대한 무효를 주장한 보수 단체 소송을 기각했다. 그러나 같은 원고들이 제기한 비슷한 소송도 현재 연방법원에 계류 중인 가운데 "드라이브스루 투표에 대한 법적 싸움이 연방대법원까지 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유세가 3만명 신규감염 유발"

O…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3만 명 이상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를 발생시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경제학부장인 더글러스 번하임 교수를 비롯한 이 대학 연구진은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술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SSRN에 최근 게재했다. 연구진은 트럼프 대통령의 18차례 유세로 발생한 신규 확진자가 총 3만 명 이상이고, 사망자는 700명 이상이라고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