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 노인 70여명 집단 감염', '어린이 50명 감염 노출'

뉴스진단

벨기에·미국서 자원봉사 산타 감염 확산
크리스마스 시즌 확산세 부추길까 우려
"산타 관련 행사들 하지 말아야" 지적도

때아닌 '산타클로스 코로나' 비상이다.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줘야할 산타클로스가 선물 대신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의 한 요양원에 산타 복장을 한 자원봉사자가 방문한 뒤 입주 노인 등 70여명이 집단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미국에서도 산타클로스 행사로 인해 조지아주에 있는 한 도시가 집단 감염 공포에 빠졌다.

15일 CNN에 따르면 조지아주 롱카운티에 있는 도시인 루더워시에서는 지난 10일 롱카운티 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산타클로스 퍼레이드가 열렸다. 이날 파티의 주된 진행자는 현지에 오래 거주한 부부로, 두 사람은 산타클로스 및 산타클로스의 아내인 미세스 클로스로 분장하고 퍼레이드를 펼치며 해당 지역에 사는 소외계층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등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그러나 퍼레이드가 열렸던 이틀 뒤인 12일, 두 사람은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지 방역당국은 참석자 명단과 당시 사진 등을 토대로 이날 산타클로스 퍼레이드에 참가했던 어린이 최소 5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 및 자가격리 명령을 내렸다. 역학조사 결과 부부는 검사를 받기 전까지 아무런 증상도 없었던 무증상 감염자로 확인됐다.

로버트 파커 롱카운티 상공회의소 의장은 공식 성명을 통해 당시 퍼레이드에 참석했던 어린이 50명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은 퍼레이드를 통해 확진자 부부와 접촉한 뒤 학교와 레크레이션 행사 및 교회에서 매일 다른 어린이 및 성인과 밀접하게 접촉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파커 의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산타클로스' 부부는 매년 산타클로스로 변장해 자원봉사를 해 주었다"면서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리기 위한 그 어떤 고의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벨기에 북부 대도시인 앤트워프에서는 요양원을 방문했던 '산타클로스' 역할의 남성 자원봉사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요양원 거주자와 직원 등 75명이 집단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지역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들 감염자 중 1명은 치료 중 사망했고, 다른 또 한명은 산소 치료를 받고 있다.

당국은 다른 도우미들과 요양원을 방문한 자원봉사자는 자신이 확진자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이같은 일이 벌어진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미 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최근 크리스마스 방역 지침을 발표하면서 산타가 방문하는 성탄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야외라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6피트(약 1.8m)의 거리를 둘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산타클로스발 코로나 확산이 줄을 이으면서 일각에선 예년같은 산타클로스 관련 행사를 하지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