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희망의 땅' 미국 밀입국눈앞에 두고 국경 다리위에서 출산한 온두라스 여성

멕시코

미국·멕시코 사이 다리 걸어서 건너다
중간서 진통 이기지 못하고 아이 낳아
아이 미국 시민권 대신 멕시코 시민권

걸어서 미국 국경을 넘으려던 온두라스 이민자 여성이 채 미국 땅을 밟지 못한 채 국경 다리 위에서 출산했다.

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와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즈빌을 잇는 이그나시오 사라고사 다리에서 한 여성이 아이를 낳았다.

산모는 레이디 에르난데스라는 이름의 24세 온두라스 여성으로, 미국을 향해 걸어서 다리를 건너다 중간에 진통이 심해져 더는 가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오이타마울리파스'등 멕시코 지역 언론들은 이 여성이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미국으로 걸어가려고 했으나 몇 미터를 남겨두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전했다.

여성은 차 안에서 지켜본 행인 등의 도움으로 다리 위 멕시코 땅에서 아이를 출산했고, 이후 현장에 도착한 구급요원들이 산모와 아이를 멕시코 병원으로 후송했다. 아이에겐 멕시코 시민권이 주어지게 된다.

멕시코 이민당국은 앞서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 측으로부터 "부적절하게 입국하려는 여성"이 있다는 것을 전달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에르난데스는 미국으로 가기 위해 마타모로스 캠프에 머무는 이민자 800여 명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망명이나 이민을 원하는 중미 등 출신의 이민자들이 관련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있다.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친 이들은 에르난데스처럼 불법 월경을 시도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