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지원자 급증…SAT·ACT 등 성적제출 유예하자 입학원서 폭증

뉴스분석

하버드 지원 42%나 늘어, 아이비리그 혼선

21군데 지원하기도…“명문대 지원 쉬워졌다”

“저소득층 기회” 환영, “학생 배경 중시”우려

미국 대다수 대학이 코로나19를 이유로 대학입학시험 점수 제출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면서 올해 상위권 대학 지원자가 급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하버드대는 신입생 원서가 전년 대비 42% 늘었으며 스탠퍼드대, 예일대, 컬럼비아대 등은 입학 원서가 몰려 합격 통지 날짜까지 연기했다.

매체에 따르면 내년 가을 학기 하버드대 신입생 모집에 5만7000여 명이 원서를 제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캘리포니아대와 뉴욕대는 지원자가 전년 대비 각각 7%, 17% 늘었다.

이 같은 상위권 대학 지원자 쏠림 현상은 미국 대학 대다수가 입학시험 성적 제출을 올해 한시적으로 유예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휴교령과 각종 시험 취소 등을 고려해 하버드대, 코넬대 등 4년제 대학 1600곳이 대학입학시험인 대학입학자격시험(SAT), 대학입학학력고사(ACT)와 같은 표준화된 성적 제출을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WSJ는 "상위 대학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학생 수만 명이 추가로 지원했다"며 "'하버드대에 지원이나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는 12학년 학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미시간주 디어본하이츠에 사는 아말 사야드는 올해 대학 21곳에 입학 원서를 냈다. 사야드는 "시험 점수 제출이 없어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기 훨씬 쉬웠다"고 WSJ에 전했다.

교육계는 이번 일이 대입 제도가 궁극적으로 변화하는 계기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SAT와 ACT 등 표준화시험 점수 제출이 사라진다면 저소득층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동시에 일각에서는 시험 점수 없이는 교사 추천서 등의 평가 비중이 높아져 지원자의 배경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리 코핀 다트머스대 입학처장은 "높은 대입시험 점수를 보면 신입생들이 아이비리그에서도 예상만큼 잘해낼 것이란 신뢰가 생긴다"며 "나는 (학교에서) 힘겨워할 사람을 입학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