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 가능성 거론…安 "결코 멈추지 않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3일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하면서 또다시 정치적 난관에 부딪혔다.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패배를 거듭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된 것이다.

다만 그가 선제적으로 야권 후보 단일화의 판을 깔았고 깨끗한 승복으로 오세훈 후보를 돕겠다고 나선 만큼 이후 보선 결과에 따라 또 다른 정치적 도약의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가 지난해 말 누구도 나서지 않았던 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들 때만 해도 경선판을 키우며 높은 지지율로 기대를 모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경선 레이스에서 몇 차례 패착을 거듭하면서 다 잡았던 승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 원인 중 하나는 국민의힘에 들어가지 않고 '기호 4번'을 고수했다는 점이다. 그가 무소속 금태섭 전 의원과 제3지대 단일화에 나선 사이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중도 확장성을 내세운 오세훈 후보가 상승세를 탔다.

결국 제1야당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중도층까지 껴안은 오 후보를 당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단일화 협상 시한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노림수'에 말려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선 막판에 오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 문제를 거론하거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향해 '아줌마'라고 발언한 것도 실책으로 꼽힌다.

안 후보는 당분간 경쟁자였던 오 후보를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권토중래의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경우 야권 단일화가 어그러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신속하고 깨끗한 승복으로 '후일'을 기약했다.

그가 곧바로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 후보는 입장문에서 "새로운 정치로 대한민국을 바꾸겠다는 안철수의 전진은 외롭고 힘들더라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새롭게 옷깃을 여미겠다. 신발 끈도 고쳐 매겠다"고 했다.

특히 재보선 이후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야권 정계 개편 과정에서 역할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유력 대권 주자로 단숨에 부상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연대를 우선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안 후보가 대선 국면에서 중도 실용 노선으로 대안을 만들어가는 작업을 그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기자들에게 범야권 대통합을 강조하면서 "윤 전 총장을 열심히 돕겠다"고 밝혔다.

a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