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바이든 첫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 내각 다수 집, 사무실서 연설 시청

백악관, “대통령 등 유고시 대신 국무수행 인계 인물 정할 필요없어”

美대통령 의회 연설 사상 처음…부통령등 4명외 주요 승계자들 불참


‘지정 생존자’. 영어로는 ‘데지그네이티드 서바이버(designated survivor)’다.

미국은 대통령이 연설 등을 목적으로 국회를 방문할 경우 내각 관료 중 한 명을 ‘지정 생존자’로 정해 국회가 아닌 다른 곳에 대기하도록 한다. 의회에 테러 등 비상사태가 발생해 대통령 및 그 외 승계자들이 유고되는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국무수행을 이어갈 인물을 선정해두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방영한 드라마 ‘지정 생존자’는 미국서 큰 인기를 얻었다. 첫 회에서 주인공 톰 커크먼은 워싱턴 어딘가에 마련된 밀실에서 부인과 함께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TV 생중계로 지켜본다. 연설 도중 국회의사당이 폭탄 테러를 당하면서 대통령과 의회에 참석한 장관, 의원들이 모두 사망하고, 대통령 승계 서열 13순위인 커크먼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이 하루아침에 대통령이 된다. 한국에선 2019년 이 미국 드라마를 한국 무대로 바꾼 지진희 주연의 ‘tvN '60일, 지정생존자'로 방영되기도 했다.

커크먼이 대통령과 의회 연설에 동행하지 않고 위치가 알려지지 않은 비밀장소에 남겨지게 된 이유는 그가 ‘지정 생존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 ‘지정 생존자’ 제도가 코로나19으로 인해 임시 중단됐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취임 100일을 맞아 어제(28일) 첫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정 생존자를 두지 않았다.

미국 대통령의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시 ‘지정 생존자’를 정해놓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각 구성원 대부분이 집 또는 사무실에서 의회 연설을 시청했기 때문에 지정 생존자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의회 연설 참석자는 약 200명으로 제한되며 이중에는 대통령 계승 서열 1~4위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패트릭 레히 임시 상원의장,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포함됐다. 만일 이번 연설 도중 테러나 국가적 재난 상황이 발생했다면 그다음 서열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대통령직을 넘겨받게 될뻔 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연설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대폭 축소된 형태로 연설이 진행돼 지정 생존자가 필요 없게 됐다. 백악관은 27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내각 구성원 대부분이 집 또는 사무실에서 의회 연설을 시청할 것이기 때문에 지정 생존자는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단 착석 펠로시·해리스
여성 두명, 사상 처음

이날 연설장엔 바이든 대통령이 선 연단 뒤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앉게 된다. 여성 두 명이 대통령 뒤에 앉아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