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대 연구팀 "작년 11월 해제·2월 수렵 거치며 최대 33% 감소"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위스콘신주의 회색 늑대들이 멸종위기종 지정이 해제되자마자 사냥과 밀렵 등으로 최대 3분의 1가량 개체 수가 줄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트레버스 위스콘신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5일 생물학과 의학 분야 오픈 액세스 저널인 '피어(Peer) J'를 통해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북미 대륙에 널리 서식했던 회색 늑대는 1950년대까지 무분별한 사냥 등으로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보호 노력에 힘입어 최근 개체 수가 상당히 회복됐다.

이에 미 어류야생생물관리국(FWS)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말기인 올해 1월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한 48개 주에서 회색 늑대를 멸종위기종 목록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여러 환경·동물보호 단체들은 회색 늑대의 개체 수가 과거 전성기 때만큼 회복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보호 해제는 시기상조라고 비판하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에 재지정을 요구해 왔다.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이번 보고서에서 연방 정부의 보호 조치가 사라짐으로써 "단기간에 (회색 늑대) 많은 수를 합법적, 불법적으로 죽일 기회가 열렸다"고 지적했다.

당초 위스콘신주는 수렵 시작 시기를 올해 11월로 계획했으나 수렵 찬성 단체가 법원 명령을 받아냄에 따라 이를 올해 2월로 앞당겨야 했다.

이후 사냥꾼들이 정해진 쿼터(119마리)의 두 배 가까운 218마리를 잡은 직후 주 당국은 수렵을 중단시켰다.

연구팀은 이에 더해 보호조치 해체가 발표된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 중순까지 추가로 인간의 손에 죽은 늑대 수가 95∼105마리일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봄 최소 1천34마리였던 위스콘신주 내 늑대 수는 695∼751마리로 27∼33%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수렵 외의 요인으로 죽은 늑대의 절반 이상은 '의문의 밀렵'으로 죽음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밀렵꾼들은 사체를 숨기거나 무선 목줄을 부수는 등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에 대해 밀렵에 따른 늑대의 죽음을 파악하려면 좀 더 직접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면서 아직 보호 해제에 따른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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