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사이드 붕괴 참사 여파로 규제 강화되고 매매가 하락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팔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서프사이드 아파트 붕괴 참사가 발생한 인근 마이애미 동쪽 해변에 5년 전 고층 아파트를 구매한 아이네즈 메이슨은 이 같은 고민에 빠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 보도했다.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메이슨은 1년에 몇 차례 휴가를 보내기 위해 건물을 샀지만, 이번 사고로 규제가 강해지고 투자 가치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메이슨의 아파트는 바닷가 전경을 즐길 수 있지만, 건축한 지 30년이 지나 안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나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메이슨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다른 소유주들도 동일한 문제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번 붕괴 사고 여파로 오래된 해변 고층 건물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예전과 달리 거래가 쉽지 않다고 한다.

마이애미 한 부동산중개인은 "해안가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를 둘러봤던 고객들이 붕괴 사고 후 매매가 할인을 요구하거나 내륙지역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래된 아파트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위기에 따라 늘어날 건물 수리 비용 등도 거주민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 아파트 인근의 1972년에 건축된 한 아파트에서는 안전 문제로 156세대 주민들이 한 시간 만에 집을 비워야 하는 일도 벌어졌다.

건물 구조에 균열과 부식 등이 발견됨에 따라 규제 당국이 긴급 명령을 내린 것이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브로워드 카운티 2곳에 있는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 됐을 때 당국으로부터 안전성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번에 붕괴한 아파트도 검사를 앞두고 있었다.

또 보험사들도 이번 사고 후부터는 아파트 소유주에게 건물이 재인증 검사를 통과했다는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바닷가 낡은 고층 아파트의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방안 가운데 하나로 재건축이 거론되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 주민은 "지금 아파트를 판다면 이곳보다 거주 환경이 더 나쁜 이웃 동네의 작은 집도 살 수 없다"며 "결국 해변을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플로리다주 남부 해안에는 1970년을 전후해 주거용 건물이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오래된 건물의 내부 환경은 관리 정도에 따라 제각각이며, 기둥에 균열이 나 있을 정도로 낡은 곳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