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학 보건 전문가들 대규모 유행 우려…변이 확산시 마스크·거리두기 재도입 유력

[긴급진단]

 백신 맞지 않은 사람들 대가 치를 수도
"새로운 변이 빈발, 2∼3년간 더 퍼질 것"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가을에 크게 확산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비롯한 각종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가을부터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CNBC방송이 8일 의학·보건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런스 고스틴 세계보건기구(WHO) 국가·글로벌 보건법 협력센터장은 CNBC에 "우리는 매우 위험한 가을로 향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을에 대규모 유행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고스틴 센터장은 "미국의 특정 지역들에서는 실내 마스크 의무화와 거리두기, 인원 제한 등의 조치가 재도입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당장은 전체적으로 높은 백신 접종률과 여름철 더운 날씨 덕분에 델타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나라들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미국에서도 가을에 똑같이 연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미국에서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만5천명으로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델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됐다.

특히 미 동남부와 중서부를 위주로 아직 백신 접종률이 30% 미만인 카운티가 1천곳에 이르러 해당 지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더 유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자문위원인 소아과 의사 폴 오핏은 CNBC에 "백신을 맞은 미국과 그렇지 않은 미국, 2개의 미국으로 갈라질 것"이라며 "백신을 맞지 않은 미국인들은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핏 박사는 "코로나19가 지금부터 2∼3년 동안 더 퍼질 것이라는 믿음은 과한 예측이 아니다"라면서 "아직 백신 접종을 시작하지 못한 나라들도 많다. 미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매우매우 높다"라고 경고했다.

몇 주에 하나씩 새로운 변이 코로나19가 탄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2∼3년은 코로나19 유행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머리 워싱턴대 의과대학 산하 보건계량분석연구소(IHME) 소장은 올가을 마스크 규제를 재도입하는 주가 많아질 것이라면서 취약 계층은 앞으로 매년 독감철인 11∼4월에 계속 마스크를 쓰고 다녀야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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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4개주 확진자 
10% 넘게 증가세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지배종(種)으로 올라선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4개 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 방송은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개 주 가운데 24곳에서 지난주 신규 코로나19 감염자가 최소 10% 늘어났다고 8일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월 겨울철 대확산이 정점에 달한 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대체로 꾸준한 감소세를 보여왔는데 이런 흐름이 달라진 것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의 신규 확진자 중 절반이 넘는 51.7%가 델타 변이 감염자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6월 6∼19일 집계에서 델타 변이 비중이 30.4%였던 것에서 크게 상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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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막을 부스터샷 개발중"
화이자 업데이트 버전. 기존 백신 부스터샷 사용승인 신청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8일 델타 변이를 막기 위한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면역 효과의 연장·강화를 위한 추가접종)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CNBC 방송에 따르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기존 백신을 단순히 한 번 더 접종하는 것만으로도 델타를 포함해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변이에 "가장 높은 수준"의 면역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방심하지 않고 백신의 '업데이트 버전'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이자는 또 다음달 안에 미 보건당국에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 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