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원, 정부발의법안 의결…헌법재판소 최종 승인시 발효

백신 거부시 음식점·문화시설 이용 제약…'개인의 자유 제한'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전 세계에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프랑스 의회가 격렬한 반대 시위에도 백신 여권 제도를 시행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25일(현지시간) AFP와 AP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의회는 상·하원 의원들의 타협안에 따라 백신 여권을 일상생활의 핵심 요소로 만드는 법안을 이날 의결했다.

백신 여권 제도란 영화관, 헬스장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문화·여가 시설을 이용하거나 주점·레스토랑 등에 입장 시 백신 접종을 마쳤다는 보건 증명서를 제시를 의무화하는 조치다. 다음 달 중에는 이러한 조치가 장거리를 이동하는 버스, 열차, 항공편 등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프랑스에서 시민들이 일상생활을 지속하려면 사실상 모두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는 의미다.

프랑스 상원은 25일 밤 표결에서 199표 대 123표로 법안을 승인했고 하원도 자정이 넘은 시각 법안을 의결했다. 프랑스 하원은 중도성향의 집권당이 다수파지만, 상원은 우파진영인 야당이 장악해 당초 법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으나 적지 않은 표차로 법안을 승인했다.

앞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불과 엿새 전에 백신 여권 제도 시행 세부안을 발표했고, 의회는 밤샘 작업 끝에 타협안을 만들었다.

의회 통과로 9부 능선을 넘은 백신 여권 법안이 발효되려면 프랑스 헌법재판소의 최종 승인을 거쳐야 한다.

법안 통과와 별개로 계속되는 대규모 반대 시위 역시 프랑스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프랑스에서는 백신 접종 거부 시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한을 받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날 파리와 마르세유 등 주요 도시에서 벌어졌다. 16만명이 거리로 몰려와 정부와 집권당의 방침을 비판했고, 수십 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유럽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대응해 프랑스를 비롯해 이탈리아, 영국에서 백신 여권 제도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인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