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로 병원 입원한후 끝내 못 깨어나
'한상 대부', '기부왕' 한인사회 큰 족적

'세계 한상들의 대부', '미주한인사회 기부왕'으로 불리는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이 18일 오후 로마린다 메디컬센터에서 별세했다. 향년 87세. 

유가족에 따르면 홍 이사장은 전날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54년 미국에 유학을 갔다가 정착해 페인트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했고, 차별을 견디지 못하고 박차고 나와 51살의 늦은 나이에 창업해 '아메리칸 드림'을 일군 대표적인 한상(韓商)이다.

산업·건축용 특수도료를 개발 생산하는 '듀라코트'를 설립해 30년만에 연 3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 세계 특수페인트 시장 '톱 5' 반열에 올랐다.

고인은 2001년 사재 1천만 달러를 털어 '밝은미래재단'(자신과 부인의 이름을 딴 'M&L 홍 재단'의 전신)을 설립하고 교육과 장학사업을 펼쳤다. 특히 폐교 위기에 처한 남가주한국학원을 살려냈고, 도산 안창호 선생 동상 건립을 비롯해 한인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 LA 대한인국민회관 복원, '전쟁영웅'으로 불리는 김영옥 대령 현양 사업 등 재미동포사회 숙원 사업 해결에 적극 나섰다.

듀라코트를 수십억 달러에 매각한 고인은 M&L 홍 재단을 활용해 한미박물관 건립을 위한 기금 256만 달러를 비롯 모교인 UCLA에 200만 달러, LA 동부 라시에라 대학 100만 달러, 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 37만 달러 등 거액을 쾌척했다.

한상 사회공헌재단 '글로벌한상드림'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는 등 세계 한상들 사이에서 '대부' 역할을 했던 고인은 한국 정부로부터 201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