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궁에 빠진 의문의 한인 여성 일가족 사망 사건

[뉴스추적]

사건 발생 3주 지나도록 단서 못찾아
경찰'낙뢰 변사'가능성까지 수사 중
당시 기온 108도, 벼락쳤을 확률 희박

 

북가주 시에라 네셔널 포레스트 하이킹 트레일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한인 여성 엘렌 정씨 일가족의 의문의 변사 사건이 사건 발생 3주가 지나도록 뚜렷한 사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건후 독성 조류나 폐광 유독가스로 인한 사망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가 진행됐지만, 셰리프 당국은  사건 윤곽에 대해 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셰리프는 이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마른하늘에 날벼락’ 여부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는 이번 사건과 관련 경찰이 낙뢰 사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리포사 카운티 셰리프국 대변인은 “수사에 진전은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다만 주변 지역에서 낙뢰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기상청(NWS) 통계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매년 평균 43명이 낙뢰 사고로 사망한다.

물론 사망한 가족이 실종된 날은 섭씨 42도(화씨 108도)가량으로 덥고 햇볕이 쨍쨍했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쳤을 확률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지금 모든 가능성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부검 결과에서 사인을 밝힐 만한 아무런 단서가 나오지 않았고 유독가스도 관련 없는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이다.

엘렌 정씨와 남편 존 게리쉬, 1살난 딸, 가족이 키우던 반려견은 지난달 시에라 국유림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같은달 16일 밤 11시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다음날 새벽 2시 국유림 입구 근처에서 가족의 차를 발견했고, 9시간 후 차와 2.5㎞ 떨어진 머셰드강 배수로 근처에서 가족의 시신을 찾아냈다. 발견 당시 남편은 앉은 자세였고, 아기는 그 옆에 누워 있었다. 아내는 조금 더 위쪽 언덕에 있었다. 반려견 목숨도 끊어진 상태였다.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징후는 물론 원한을 살만한 사람도 없었던 가운데 미궁에 빠진 이 사건은 결국 미제사건으로 남게될 가능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