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FDA 국장 "10월 말께면 12세 미만 어린이도 백신 맞힐 수 있을 듯"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입원 환자는 감소·정체 속 사망자는 여전히 증가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미국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통제하려면 훨씬 더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연방정부와 대기업 직원 등을 상대로 대규모 접종 의무화 조치를 내놓은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파우치 소장은 12일(현지시간) 성 소수자(LGBTQ) 언론인 협회인 'NLGJA' 행사에서 보건 당국자들과 신뢰받는 정치 의제의 전달자(언론·출판인)들이 보내는 메시지가 더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도록 설득하지 못한다면 학교와 기업체에 추가적인 의무화가 필요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그게(추가 의무화) 이 상황을 바꿔놓을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나는 사람들이 일터나 대학에 가지 않고 싶어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사람들이 전적으로 자발적으로 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효과가 없으면 대안(의무화)으로 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비행기 탑승객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침에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지난 10일 그는 인터넷 매체 더스킴(TheSkimm)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해당 방침에 대한 질문을 받자 "그 방침을 지지한다"면서 "당신이 비행기에 타거나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하고 싶다면 꼭 백신 접종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탑승객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 시 12세 이상 연령대와 전체 연령대 중 어느 범위까지 이를 적용해야 하는지 등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파우치 소장의 발언은 최대 1억명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미 언론들이 분석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무화 조치 외에도 기업체·사업장·학교 등지에서 추가적인 의무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의무화 조치를 두고 미국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이미 거세게 반발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공화당 소속인 애사 허친슨 아칸소 주지사는 의무화 조치가 역효과를 불러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허친슨 주지사는 "이것(델타 변이)은 아주 심각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고 우리는 모두 백신 접종의 수준을 높이려 함께 노력하고 있다"며 "하지만 문제는 나는 (백신에 대한) 저항을 극복하려 하는데 대통령의 의무화 조치가 그 저항을 더 단단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백신을 맞을 수 없는 12세 미만 연령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가운데 핼러윈(10월 31일) 무렵이면 5∼11세 어린이에게도 백신 접종이 승인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12일 CBS에 나와 9월 말이면 화이자가 5∼11세 어린이에 대한 백신 임상시험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고틀리브 전 국장은 화이자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는 "FDA가 5∼11세 어린이들에게 백신을 승인한다면 결정하는 데 수개월이 아니라 수주가 걸릴 것이라고 하고 있다"며 "나는 그게 아마도 4주, 어쩌면 6주가 될 것이라고 해석한다"고 말했다.

이르면 10월 말께 5∼11세 어린이들에게도 코로나19 백신이 승인될 수 있다는 것이다.

FDA와 함께 백신 승인·권고 권한을 가진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로셸 월렌스키 국장은 13일 NBC 방송에 나와 12세 미만 어린이들이 연말께 백신을 맞게 되기를 희망하면서 CDC가 긴급하게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렌스키 국장은 화이자와 모더나 등 제약사들이 FDA에 데이터를 제출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게 가을께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렌스키 국장은 이어 FDA와 CDC가 긴급하게 그 데이터를 들여다볼 것이며 연말께에는 아이들에게 백신을 맞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어린이의 백신 투약법은 2회 접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성인의 경우 3회차 접종을 하는 방안을 보건 당국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신규 확진자와 입원 환자가 감소하거나 정체한 가운데 사망자는 늘어나는 형국이다.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12일 기준 미국의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2주 전보다 7% 감소한 14만5천724명으로 나타났다.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도 2% 줄어든 9만9천879명이었다.

그러나 하루 평균 사망자는 2주 전보다 27% 증가한 1천648명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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