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삭감 없어 직원복지 늘고 생산성 안정

아이슬란드·핀란드·뉴질랜드도 긍정적

보리스 "주 5일제는 시대에 뒤떨어져"

(서울=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재택근무가 늘고 있는 가운데 영국 대부분 사람이 '주 4일 근무제' 시행을 지지한다는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메트로에 따르면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피니엄이 최근 시행한 조사 결과에서 영국 성인 10명 중 6명(57%)은 임금 삭감 없이 주간 근로 시간을 32시간으로 줄이기를 희망했다.

반면 주 4일 근무제에 반대하는 사람은 21%에 그쳤다.

남녀 성별과 관계없이 3분의 1 이상이 주 4일 근무제를 강력히 지지했는데, 65세 이상 노년층과 보수당 유권자들의 지지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주 4일 근무제에 대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지난 22∼23일 2천1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스코틀랜드 정부가 주 4일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뒤 이뤄졌다.

스코틀랜드 집권당인 국민당(SNP)은 주 4일제 시행을 위해 근로 시간을 단축하는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1천만 파운드(160억 상당)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앞서 영국 전역에서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도 비슷한 조사 결과가 나와 주 4일 근무제에 대한 지지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아이슬란드도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장기간 실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실험 결과 고용주는 돈을 잃지 않고, 직원의 복지는 극적으로 증가했다. 생산성 역시 임금을 깎지 않은 덕에 안정적이거나 더 증가했다.

영국 기업들의 20%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주 4일 근무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영국 노동당 클리브 루이스 하원 의원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근무 시간 단축과 같은 다르게 일하는 기회를 얻게 됐다"면서 "사람들이 가족, 친구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일과 여가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은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핀란드와 뉴질랜드의 지도자들 역시 주 4일 근무제를 지지해왔고,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믿는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메트로와 인터뷰에서 "국가 경제와 기업 모두에서 일자리 창출 비용이 과도하기 때문에 정부가 주 4일 근무제를 의무화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유연한 근무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고, 이를 위해 지난주 근로자들이 더 유연한 근무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광범위한 대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이 대책은 근로자가 새 직장에서 근무할 때 첫날부터 유연 근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주 4일 근무제 캠페인 활동가인 조 라일은 정부가 더 진척된 제도를 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라일은 "임금 손실 없는 주 4일 근무제는 근로자에게 좋고, 생산성과 환경에도 좋다"면서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는 이를 추진하고 있고, 웨일스 역시 같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보리스 존슨 총리 역시 잉글랜드에서 이를 진행할 때가 됐다"며 "우리는 한 세기 전 주말을 발명했다. '9 투 5' 근무와 주 5일 근무제는 시대에 뒤떨어져 더는 목적에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