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 이혼·재혼 사상 최대 

[지금한국선]

전체 이혼·재혼 감소세와 대조적
자녀들 독립, 경제·양육 부담 덜해

지난해 ‘황혼 이혼’과 ‘황혼 재혼’ 건수가 사상 최대로 늘었다.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전체 이혼·재혼 건수는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남녀의 이혼·재혼 건수는 나란히 증가했다. 특히 할머니의 이혼과 재혼이 크게 늘어나 눈길을 끝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남자와 여자의 이혼은 각각 9854건, 5285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1%, 13.7%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10만6500건)가 3.9%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이혼 건수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65세 이상 남녀의 이혼 비중은 각각 9.3%, 5.0%였는데 20년 전인 2000년 남녀 각각 1.1%, 0.4%였던 것에 비하면 약 10배 늘어난 것이다.

황혼 재혼도 마찬가지 추세다. 지난해 전체 재혼 건수는 남녀가 3만3261건, 3만8064건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7%, 14.5%의 두 자릿수 감소폭을 보였다. 하지만 65세 이상 남녀의 재혼은 1.4%, 8.5% 증가했다. 특히 할머니들의 재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00년과 비교하면 65세 이상 남성 재혼 건수는 3배(971건→2966건) 늘어난 데 비해 65세 이상 여성의 재혼 건수는 8배(202건→1621건)나 급증했다. 65세 이상 남녀의 이혼·재혼 건수는 모두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였다.

이처럼 황혼 이혼·재혼이 늘어난 이유로는 평균 기대수명이 크게 늘어났고 여성의 경제적 능력이 과거에 비해 향상된 점 등이 꼽힌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 특히 여성 입장에서 당장 이혼하는 것을 늦추곤 하는데 65세 이상은 자녀들을 독립시킨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경제 문제나 양육 등으로 이혼을 포기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