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제기된 의혹 부인 차원…특정 의도 없다고 보여"

'도쿄 아파트 처분' 발언한 박영선도 무혐의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내곡동 땅', '파이시티 사업' 등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는 6일 오 시장이 선거기간에 토론회에서 한 발언들이 허위사실 공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전부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후보자 토론회 발언이 허위라 하더라도 오 후보자에게 제기된 주된 의혹을 부인하는 차원에서 한 것이라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보긴 어렵다"며 불기소 이유를 설명했다.

오 시장이 특정 의도를 갖고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표명한 게 아닌 이상 토론회에서 한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처벌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에 따른 결정이다. 후보자 토론회 발언에 검찰과 법원의 개입을 최소화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다.

지난 4월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 운동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오 시장이 시장으로 재임하던 2009년 처가의 땅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하는 데 관여하고 36억원의 '셀프보상'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후보 신분이던 오 시장은 토론회에서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구 지정도 주택국장 전결사항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했고 민주당은 오 시장이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며 고발했다.

오 시장은 또 방송사 토론회에서 '파이시티 사업'이 자신의 시장 재직 시절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고발당했다.

파이시티 사업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백화점·업무시설·물류 시설 등 복합유통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애초 화물터미널이었던 부지를 다른 용도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특혜·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업은 오 시장이 서울시장이던 200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정 가결돼 인허가가 났으나, 사업 주체가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해 중단됐다.

오 시장은 극우 성향의 집회에 '한 차례' 나갔다고 발언했다가 역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당했다.

그러나 이 역시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라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오 시장이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와 기자들을 고발한 사건과 이와 관련해 여야가 서로 고발한 사건도 모두 혐의없음 처분했다.

마찬가지로 검찰은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배우자 명의의 도쿄 아파트를 처분했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고발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무혐의 처분했다.

박 전 장관은 보궐선거 과정에서 남편 명의의 도쿄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 2월 처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등기부등본상 소유자는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왔고 박 전 장관 측은 잔금을 치르는 절차가 남아있어 서류상 등기를 변경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박 전 장관의 이 같은 발언 역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