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의사 출신 성전환자, 공중보건서비스단장 취임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에서 성 전환자(트랜스젠더)가 처음으로 4성 장군에 올랐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9일 보도했다.

미 보건복지부(HHS) 차관보인 레이철 러빈(63)은 이날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으로 선서를 마치고 취임했다.

PHSCC 단장은 4성 장군으로, 6천명의 병력을 거느리고 코로나19, 허리케인 등을 포함한 연방 차원의 보건 비상 상황을 총괄한다.

PHSCC는 해군·육군·공군 같은 미 복무 조직 8개 중 하나로, 군사적 임무보다는 의료와 관련된 임무를 맡는다.

러빈은 소아과 의사 출신으로,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 펜실베이니아주 보건장관 등을 지내고 앞서 지난 3월 HHS 차관보에 오르면서 미 연방 정부 사상 최초의 트랜스젠더 고위 공직자로 기록됐다.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빈을 차관보로 임명하면서 상원에서는 인준안을 놓고 찬반 논란이 거셌으나 민주당 전원의 지지에 힘입어 찬성 52 대 반대 48로 통과됐다.

러빈은 2011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으며, 이를 공개적으로 거론해왔다.

러빈은 이날 선서에서 "중대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며, "우리가 다양하고 더욱 포괄적인 미래를 일구는 데 따라 이번 임명이 앞으로 이어질 수많은 일들의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글래드(GLAAD) 등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냈고, 보건 공직자 단체인 주·자치령보건관료협회(ASTHO)도 "모든 미국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함께 하겠다"며 러빈 지지를 표명했다.

반면 보수 성향 시민 단체인 사법감시(Judicial Watch)는 바이든 정권의 정치적 지명일 뿐이라며 과대포장을 경계했다.

러빈은 이혼한 전처와 사이에 두 자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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