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국 중 31개국 작년 기대보다 일찍 숨진 사람 수명 합산해보니 '2810만년'
[뉴스분석 / 英 등 국제 공동 연구 조사]

 한국, 아이슬란드 등 6개국은 수명 손해 無
 러시아 2.32년으로 가장 큰 감소, 미국 2위
'독감' 수명 손실의 5배…女보다 男 더 단축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조기 사망으로 지난해 미국의 기대수명이 1.98년(남성 2.27년, 여성 1.61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중심으로 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3일 국제학술지 '브리티시 메디컬저널'(BMJ)에서 세계 37개국의 지난해 사망 통계 및 기대수명(life expectancy) 등을 비교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기대수명은 현재의 사망률이 평생 지속될 때 그해에 태어나는 신생아가 향후 살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연령을 말한다. 이 연구는 기대수명이 75세인 사람이 코로나19로 60세에 사망한 경우 수명이 15년 단축된 것으로 계산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지난해 조사대상 37개국 가운데 31개국에서 기대수명과 비교해 단축된 국민들의 수명을 합하면 2810만 년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수명 손실이 1730만 년, 여성의 수명 손실이 1080만 년으로 분석됐다.

분석 결과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이었던 2020년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대수명이 줄어들었다. 가장 크게 줄어든 국가는 2.32년이 감소한 러시아였다. 이어 미국 1.98년, 불가리아 1.75년, 리투아니아 1.61년, 폴란드 1.36년, 이탈리아 1.35년, 칠레 1.31년 순으로 줄어들었다. 

반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코로나19 손해가 크지 않았던 뉴질랜드와 대만에서는 기대수명이 각각 0.66년, 0.35년 증가했다. 아이슬란드와 한국, 덴마크, 노르웨이는 코로나19 유행 전과 후 기대수명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기대수명이 작은 수치지만 되레  0.11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지난해 31개국에서 2800만 년 이상의 수명이 단축됐고, 수명 단축 폭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컸다”며 “코로나19와 관련해 지난해에 발생한 이런 수명 손실은 2015년 유행한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수명 손실보다 5배 이상 큰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