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우려에 자문위원 만장일치…"효능보다 안전 근거한 결정"

바이든 "심각한 질병과 죽음의 겨울 다가와"…부스터샷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위원회는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얀센보다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접종을 우선 선택하라고 권고했다.

CDC의 외부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날 회의에서 얀센 백신 접종 후 드물게 발생한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TTS)을 이유로 위원 15명의 만장일치로 이렇게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또 얀센 백신이 다른 두 백신에 비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덜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문위 권고가 얀센 백신의 접종을 아예 중단하라는 것은 아니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 권고를 받아들일지를 결정해야 한다.

미 당국이 최종적으로 자문위 의견을 수용할 경우 다른 나라의 백신 접종 행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미 당국이 현재 얀센과 화이자, 모더나 등 3개 백신을 승인하고 접종에 활용하는 상황에서 나온 자문위의 이런 권고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AP통신은 평가했다.

이날 회의를 앞두고 자문위가 얀센 백신 접종 대상에서 50세 이하 여성을 제외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별도 나이 제한 없이 다른 두 백신의 접종을 우선시하라는 권고가 나왔다.

얀센 백신은 1회 접종만 하면 되고 보관이 용이하다는 면이 2회 접종이 필요한 다른 백신에 비해 강점이었다.

또 노숙자처럼 2회차 접종을 담보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유용하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얀센 백신은 지난 3월 미 당국의 긴급사용 허가를 받은 뒤 부작용 사례가 발생해 당국이 이를 조사하기 위해 지난 4월에 10일간 접종을 중단하기도 했다.

당시 당국은 백신의 효능이 위험보다 더 크다고 판단해 얀센 백신 접종 재개를 결정했다.

그러나 현재 미국의 접종률이 상당 수준으로 올라간 데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 물량이 풍부하다는 변화된 상황이 이번 권고안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문위원들은 이번 권고가 백신의 효능이 아니라 안전에 근거한 것이라고 말했다.

CDC 관계자는 4월 접종 일시 중단을 재개한 후에도 TTS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에서 얀센 백신 접종 후 TTS 부작용 발생 보고 비율은 50세 이하 여성에서 가장 높았다.

30~49세 여성의 경우 10만 명당 1명꼴로 TTS가 발생했다.

지금까지 모두 54명의 혈액 응고 부작용이 발생했고, 이 중 남성 2명을 포함해 9명이 사망했으며 2명의 추가 사망이 의심된다고 CDC는 설명했다.

미국에서 얀센 백신 접종자는 다른 두 백신에 비해 매우 적다. 현재 2억280만 명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가운데 얀센 백신을 맞은 이는 1천600만명가량이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관련 상황을 보고받고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이번 겨울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할 것이라면서 심각한 질병과 죽음이 백신 미접종자를 기다리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스터샷 접종을 독려했던 것은 이미 과거의 일이라며 되도록 빨리 부스터샷 접종을 마칠 것을 거듭 당부했다.

그는 "우리 앞에는 심각한 질병과 죽음의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며 "만약 당신이 부스터샷을 맞았다면 이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에서 오미크론 확산이 예상보다 빠르지 않은 것은 정부 정책 덕분이라면서도 "그것은 퍼지고 있고 확산할 것"이라며 "부스터샷을 맞으라. 그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