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망생 줄고, 성비위 사건 잇따라 숫자 급감…교세 왕성 나이지리아 등서 데려와 '메꾸기'
[뉴스진단]

미국 사제 1970년대 비해 60% 이상 줄어
3500개 교구 담당 신부 부재, 수녀 75%↓

미국에서 가톨릭 사제와 수녀가 부족해져 아프리카에서 사제를 데려오는 처지에 놓였다. 1970년대 이후 미국내 사제 지망생이 줄어든 데다 가톨릭 성비위 사건 등이 잇따라 사제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프리카는 최근 가톨릭이 매우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사제와 수녀들이 넘쳐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앨라배마주의 시골 마을 웨도위와 라넷 등 2개 교구에서 활동하는 아산나시우스 치디 아바눌로 신부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아바눌로 신부는 일요일마다 라넷에서 미사를 하고 나서 한 시간을 차를 타고 웨도위로 달려가 두 개 성당에서 다시 영어와 스페인어로 각각 미사를 집전한다. 백인 은퇴자가 많은 성당에선 강론을 7분 이내로 짧게 하고, 스페인어로 미사를 진행하는 성당에선 강론 시간을 네 배로 늘리는 등 아바눌로 신부는 여러 성당을 오가면서 신자들의 특성에 맞춘 목회법을 터득했다.

아바눌로는 나이지리아에서 1990년 사제 서품을 받고 2003년 미국으로 건너와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내슈빌, 테네시 등지에서 활동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프리카 출신 사제는 아바눌로 외에도 여럿이 있다. 미국의 많은 교구가 부족해진 사제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아프리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조지타운대학 가톨릭 응용연구센터의 토마스 건트 신부는 "1970년대부터 수도원이나 수녀원에 들어가는 젊은이가 줄었고 1950년대나 60년대에 사제가 된 신부들은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 사제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가톨릭 신자가 많이 줄어든 데다 전 세계적으로 터져 나온 가톨릭 사제의 성범죄 스캔들 때문이다.

가톨릭에서 여성과 결혼한 남성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제한을 풀면 사제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바티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센터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사제 수는 1970년에 비해 60%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미국 내 3천500개 교구는 담당 신부가 없다. 수녀는 같은 기간 75% 급감했다.

반면 아프리카는 가톨릭이 매우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고 수도원은 꽉 차 있다.

한편 AP 통신은 아프리카 출신 사제와 수녀들이 미국 사회에 처음 적응할 때 크고 작은 문화적 충격을 느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