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관, 뉴욕 맨해튼 한복판서 '묻지마 폭행'

외교관 신분증 보여줬는데 아랑곳
외교부 "증오범죄 여부 파악할 것”

한국 외교관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  한국 외교관마저 코로나19 사태 후 확산되는 아시아계 겨냥 ‘증오 범죄(hate crime)’의 대상이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부는 10일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외교관 1명이 9일 맨해튼 시내에서 신원불상의 남성으로부터 공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며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오 범죄 여부를 파악해 나갈 것”이라며 “현지 경찰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 외교관은 외교부가 아닌 다른 부처에서 파견 나온 주재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포스트는 53세인 이 외교관이 9일 오후 8시 10분경 친구와 함께 길을 걸어가다가 범인으로부터 갑작스럽게 얼굴을 구타당해 코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했다고 뉴욕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매체는 “한국 외교관은 범인에게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폭행을 당하는 중에 외교관 신분증을 보여줬으나 범인은 아랑곳없이 폭행을 저지르고 도주했다”고 전했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외교부 당국자는 “해당 외교관이 귀가하는 택시를 잡으려고 서 있다가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며 “병원에서 코뼈 접합 처치를 받은 뒤 귀가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방송의 한 기자는 SNS에 경찰 당국이 아직 이 사건을 증오 범죄로 조사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일반인이 아닌 외교관까지 ‘묻지 마 폭행’의 피해자가 됐다는 점에 놀라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