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강력한 대러시아 제재 나오자 핵 무기 관장 부대에 "특별 전투임무 돌입" 지시

[뉴스포커스]

 돈줄 숨통 막는 SWIFT 배제에 '초강수 핵 카드'
 백악관 "무책임하고 위험"…3차대전 비화 공포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가 잇따르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위협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에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으며, 무책임하고 위험한 행동'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푸틴 대통령은 27일 TV 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합참의장 격)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핵 억지력 부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략로켓군 등 핵무기를 관장하는 부대를 일컫는다.

AP통신은 핵무기의 발사 준비 태세를 강화하라는 이 같은 지시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현 위기가 의도된 것이든 실수든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서방 국가들이 경제 분야에서 러시아에 대해 비우호적인 행동을 할 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고위 관리들까지 러시아에 공격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조처가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고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 리스트에 올리는 등 대러 압박에 나선 데 대한 보복 차원임을 의미한 것이다. SWIFT는 1만1천 개가 넘는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안전하게 결제 주문을 주고받기 위해 쓰는, 고도로 높은 보안을 갖춘 전산망이다. 전 세계 금융 및 무역 거래의 신경망인 SWIFT 배제 조치가 이뤄지면 국제 금융망에 접근할 수 없게 된다. 수출 대금을 받거나 수입 대금을 지불할 수 없게 돼 사실상 국제 교역에서 배제된다. 해외 투자를 받기도 어려워지고, 돈을 빌리는 것도 쉽지 않다. 뉴욕과 런던 등에서 굴리는 외환보유액 접근도 제한된다. SWIFT 차단이 '금융의 핵폭탄'으로 불리는 이유다. 현재 SWIFT에서 차단된 나라는 이란과 북한뿐이다.

아울러 서방은 푸틴 대통령을 직접 제재 대상에 올리고 푸틴 대통령의 미국과 유럽연합(EU) 내 자산을 동결하기로 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핵 위협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더 강한 제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추가 제재 가능성에 대해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올라 있다"며 지금껏 사용하지 않은 대러시아 에너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