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는 나이', '만 나이', '연 나이'…저마다 제각각

[뉴스포커스]

 尹 당선인 공약, 국제 기준 '만 나이'적용 움직임 
 한국만 통용되는 3가지'나이 셈법'사라질지 주목
'만 나이'쓰면 생일 안 지난 사람 최대 2살 어려져
 83% 찬성 불구 "오히려 사회 혼란 가중" 반대도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한국 나이’ 대신 국제적 기준인 ‘만 나이’를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한국식 나이 셈법이 사라질 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유독 한국에서만 제각각인 나이 기준을 '만 나이'로 통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제각각인 나이 기준을 만 나이로 표준화해 사회적 혼란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만 나이가 법적·사회적 기준으로 통일되면 생일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기존 관습보다 최대 두 살 어려진다.

현재 한국의 나이 계산법은 세 가지다. 

일상 생활에서는 태어나자 마자 ‘한 살’, 이후 새해마다 한 살씩 늘어나는 한국식 ‘세는 나이’를 쓰고, 민법·법률에서는 태어난 순간을 ‘0살’, 그로부터 1년이 지나 생일이 되면 한 살을 더하는 ‘만 나이’를 쓴다. 

또 청소년 보호법이나 병역법 등 일부 법률에서는 태어난 순간을 ‘0살’로 보고 해가 바뀌면 한 살씩 올라가는 ‘연 나이’를 적용한다. 이 중 ‘세는 나이’는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쓰이다 지금은 한국에만 있는 나이 계산법이다. 한국 역시 1962년 법적으로 ‘만 나이’를 공식 나이로 하고 있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한국식 나이’가 통용된다.

한국도 1962년 법률로 '만 나이'를 공식화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여전히 '한국식 나이'가 통용되고 있다. 나이 셈법이 복합해지면서 국제 기준인 '만 나이' 사용을 생활화·의무화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행안위 수석전문위원실은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안인 만큼 사회적 합의가 우선될 필요가 있다"는 검토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반인 상당수는 '만 나이' 표준화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닉이 작년 12월 '만 나이 표준화'를 주제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021명 중 83.4%(1686명)가 '만 나이를 표준화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와 '기타'는 각각 12.8%(258명), 3.8%(77명)에 불과했다. 한국리서치가 같은 달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10명 중 7명이 한국식 나이를 폐지하고 '만 나이'를 사용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5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한국식 나이 유지가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6.8%, '만 나이 통일이 바람직하다'는 응답이 44.0%로 오차범위 내에서 맞섰다. 공문서 등에서 이미 '만 나이'가 사용되고 있어 굳이 표준화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표준화'가 되레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키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관습을 바꾸는 데 정부가 앞장서면 혼란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