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엄마로 돌아온 '사치 여왕' 이멜다

대형 전광판 사진 무단 사용 드러나 철거

 

필리핀의 악명 높은 독재자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멜다 마르코스의 93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설치된 필리핀 마닐라 도심에 등장한 대형 전광판 사진이 논란이다.

한때 3000켤레의 명품 구두 등을 소유했을 만큼 '사치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 붙는 이멜다 답게 주최 측이 화려하게 생일을 광고했지만 정작 해당 사진이 원작자의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오르고 망신살도 뻗쳤다.

결국 해당 전광판 속 이멜다의 사진은 삭제됐다.

3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마닐라 도심 부근 EDSA 도로에 위치한 한 빌딩의 대형 LED 전광판에 "퍼스트레이디 이멜다의 93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내용의 축하 메시지와 붉은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그의 이미지가 등장했다.

하지만 미국의 영화감독 로런 그린필드는 이멜다의 생일 축하 광고판에 자신의 다큐멘터리 영화 '킹메이커'의 이미지가 사용됐다며 저작권 침해를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킹메이커는 2019년 바르샤바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인 다큐멘터리 영화로 20년 동안 필리핀을 독재한 마르코스 가문의 부패와 이멜다의 사치 그리고 잔인함의 역사를 담고 있다.

이에 해당 광고를 진행했던 광고회사인 디지털 아웃 오브 홈 필리핀(DOOH PH)은 성명을 통해 "저작권 문제를 알지 못했다"며 이미지 무단 사용에 대해 그린필드에 사과하고 사진을 삭제했다.

한편 독재자 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의 아들이 지난달 30일 17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어머니 이멜다는 대통령궁으로 복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