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불 이하는 치킨, 500불 내면 연어나 비프, 1천불 이상은 '마음대로'"

[뉴스포커스]

 대여비·식사 재료비 등 급등, 예식 부담 커져
 하객들도 "100불 낼까, 200불 낼까" 액수 고민
"싼 식사 메뉴에 실망" vs "적은 축의금에 서운"

코로나19 때문에 미루거나 취소했던 결혼식이 폭증하는 가운데 축의금 액수에 따라 하객들의 식사 메뉴를 정한 미국의 한 커플의 스토리가 화제다.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스타는 한 미국인 커플의 결혼식 식사 메뉴 안내문(사진)을 재조명 했다.

안내문에는 "축의금 액수에 해당되는 메뉴에 동그라미 하라"는 문구와 함께 금액에 상응하는 메뉴가 적혀있다.

이에 따르면 '250달러 이하'를 낸 경우 치킨과 황새치, '251~500달러'를 내면 치킨과 황새치에 더해 스테이크와 연어 중 선택 가능, 축의금이'501~1000달러 이하'일 경우엔 필레미뇽과 랍스터 꼬리요리가 선택지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1001달러 이상을 내면 메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고 선물로 샴페인 잔을 받는다. 또한 1001달러 이상을 낸 하객만이 채식메뉴와 유대인을 위한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같은 안내문이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그냥 결혼을 하지마라", "이런 초대는 사양한다" 등의 댓글로 비난했다.

41년만의 지독한 인플레이션이 결혼식 축의금 액수를 고민하게 하고 하객들의 식사마저 인색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결혼 비용과 식대가 인상됨에 따라 예식을 앞둔 커플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예식 장소·예복 대여비와 촬영비, 꽃값 등에 부담을 갖기 시작했다. 이것저것 너무 오른 탓에 급기야 하객들에게 제공하는 식사 메뉴까지 재료비를 고민하게 된 것이다. 

축의금을 내야하는 하객들도 고민은 마찬가지다.

참석을 하지 않자니 사이가 틀어질까 걱정되고, 참석 하자니 축의금 금액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다.

최근 박모(29·LA)씨는 친구 결혼식에 갔다가 '신세계'를 경험했다. 

결혼 비용을 아끼겠다고 절절매던 친구 신부는 킹타코에서 캐더링 서비스를 주문하여 하객들에게 타코를 1인당 3개씩 배분했다. 축의금으로 200달러를 냈다는 박씨는 "일회용 접시에 타코 3개가 덩그러니 있는데 정말 어이가 없다"며 "아무리 물가가 올랐어도 이건 좀 너무하다"고 말했다. 

어바인 한 호텔에서 열린 후배의 결혼식에 참석했던 이모(35)씨는 "평상시 같으면 축의금으로 보통 100달러를 냈는데 호텔 음식이 비쌀 것을 생각하니 너무 적은 것 같아 고민을 안할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결국 100달러를 내고 왔지만 후배가 서운해하지 않을지 계속 찜찜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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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축의금 액수는 친밀도에 따라 결정" 

 ☞한국에선  
한국 결혼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미혼남녀 축의금 액수 결정 기준은 '친밀도'(남 75.9%, 여 81.3%)로 나타났다. 또 미혼남녀 과반(남 52.7%, 여 64%)은 초대받은 결혼식에 모두 참석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 역시 남녀 모두 '당사자와의 친밀도'(남 81.3%, 여 85.3%)를 택했다. '나의 경제적 상황'(남 10.7%, 여 8%), '주변 사람들이 내는 액수'(남 4%, 여 4%)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