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르키우에서 철수 결정…“키이우 이후 최대 패배”

[우크라이나]

우크라 반격에 요충지 부대 재편성·주민 대피령

한달간 서울 4배 수복…전쟁 새 국면 시선집중

우크라이나의 거센 공세에 밀린 러시아가 동북부 하르키우주에서 사실상 철수를 결정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동북부 바라클리아에 이어 쿠피안스크까지 수복하고 이지움을 포위하자 전열을 재정비하고 동부 도네츠크주 점령지를 지키기로 한 것이다.

이고르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동북부 바라클리아와 이지움에 배치된 부대를 동부 도네츠크 지역으로 옮겨 병력을 재편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주 남부에서 빠르게 진격하며 동북부 바라클리아, 쿠피안스크를 점령하고 이지움을 포위하자 전열을 재정비하기로 한 것이다.

이지움은 하르키우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주요 근거지였다. 러시아군에 이지움 함락은 지난 3월 수도 키이우에서 철수한 이후 최악의 패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수천 명의 러시아 군인이 탄약과 장비를 버리고 달아났으며 이는 6개월에 걸친 전쟁에서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철수 발표는 사실상 러시아가 하르키우주를 포기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도 우크라이나가 2500㎢의 영토를 수복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서울의 4배가 넘는 면적이다.

러시아군의 철군 발표는 우크라이나군이 주요 철도가 지나는 쿠피안스크를 점령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영국 국방부는 “쿠피안스크의 탈환은 러시아군 보급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지움 주변의 러시아군은 점점 고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렉세이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보급선을 차단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식량이나 연료가 바닥날 것이고, 눈사태처럼 러시아군의 철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방 언론은 러시아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영토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최근 반격으로 전쟁이 새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