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역대 최단명 불명예…성급한 감세안 발목 직격탄
대처 같은 '철의 여인릮 꿈꾸다 릫좀비 총리릮로 전락
정책 유턴 불구 신뢰 회복 못해, 다음주 후임 결정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만에 사임을 발표하며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됐다. 트러스 총리는 20일 오후 1시3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찰스3세 국왕에게 사임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트러스 총리는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차기 보수당 대표 및 총리는 다음 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후임자는 아직은 오리무중이다. '사실상 총리'로 불리던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러스 총리와 경합했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역대 가장 짧은 기간 재임한 총리라는 쓰라린 기록을 남기게 됐다. 직전 기록은 1827년 취임 119일 만에 사망한 조지 캐닝 총리다.

트러스 총리는 보수당의 상징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추앙하며 '철의 여인'을 꿈꿨으나 금세 '좀비 총리'로 불리는 처지가 됐다.

새 내각이 채 자리를 잡기도 전에 성급히 내놓은 감세안이 트러스 총리를 넘어뜨렸다.

9월 23일 450억파운드(약 72조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을 사전 교감이나 재정 전망 없이 던지자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고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내쳤다. 이어 새로 온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은 트러스 총리의 경제정책을 사실상 폐기해버렸다. 천신만고끝에 금융시장은 안정됐지만 트러스 총리는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