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10억명 늘어, 출산율 하락 증가세 둔화 불구 2086년 104억명 정점 예상

[지구촌]

세계 경제 지탱위해 수백억톤 온실가스 배출
이미 오래전에 지구 재생 가능 자원 양 넘어
미국처럼 소비하고 살려면 ‘지구 5.1개’ 필요

세계 인구가 80억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세계 인구는 2011년 70억명을 돌파한 지 11년만에 10억명이 증가한 셈이다.

유엔은 “80억 인구는 공중보건, 영양, 의약 등 인간 발전의 이정표인 동시에 지구를 돌보아야 하는 우리의 공동 책임을 상기시키고, 우리가 서로에 대해 한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것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라고 밝혔다.

1800년대 초반 10억명이었던 인류가 20억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120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20세기 이후 기술 혁신과 경제 성장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인구 증가 속도는 훨씬 빨라졌다. 1970년대 이후로는 12~13년마다 10억명씩 늘었다.

▶15년 후 인구 90억명 도달

유엔은 그러나 21세기 이후 출산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는 인구 증가 추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내다본다. 2020년 인구 증가율은 1950년 이후 처음으로 1% 아래로 떨어졌다.

유엔 인구 보고서는 앞으로 10억명이 더 늘어난 90억명이 되는 시점을 15년 후인 2037년으로 예상했다. 또 세계 인구가 정점을 맞는 시기와 규모는 2086년 104억명이며, 2100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엔은 “인구 증가세 둔화는 이번 세기 후반의 환경 피해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온실가스 배출 지구 위협

80억 인구는 경제 활동을 통해 한 해 90조달러가 넘는 부가가치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은행 집계에 따르면 2021년 세계 각국의 지디피를 합치면 96조달러에 이른다. 한국 GDP(2021년 1.8조달러)의 53배에 이르는 규모다.

인류가 생활 편의를 위해 닦은 도로는 지구 생태계를 60만 조각으로 쪼개놓았고,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물의 총량은 30조톤에 이르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30조톤은 1㎡당 50㎏ 남짓의 인공물들로 지구 표면 전체를 뒤덮을 수 있는 규모다.

▶지구전선 위험 신호

이 엄청난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한 해 수백억톤의 온실가스가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글로벌탄소프로젝트(GCP)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탄소 예산 2022’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화석연료와 시멘트 사용으로 인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올해 366억t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토지 개발과 이용에 따른 배출량까지 포함하면 405억톤으로 400억톤이 넘는다. 50억명을 돌파했던 1987년의 배출량 262억톤에 비해 55%가 늘었다.

그 결과 인류의 생태자원 소비량(생태발자국)은 지구가 재생할 수 있는 자원의 양(생태용량)을 훨씬 넘어섰다. 국제환경단체 세계생태발자국네트워크(GFN)는 “인류의 현재 자원 소비량을 모두 지속적으로 충당하려면 1.75개의 지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미국인처럼 자원을 쓰려면 5.1개의 지구가, 한국인처럼 쓰고 살려면 지구 4.0개가 필요하다.

인류의 생태자원 소비는 1970년대 초반부터 지구의 재생 능력을 초과하기 시작해 갈수록 용량 초과일을 앞당겨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