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회견 이어 정의당과 간담회…"정부와 싸울 수 있으면 싸우겠다"

(서울=연합뉴스) 송정은 정수연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이하 협의회)는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역 없는 국정조사와 대통령의 공식적 사과를 촉구했다.

고(故) 이지한 씨 부친이자 협의회 대표인 이종철 씨는 "국정조사는 참사의 구조적 원인을 밝히고 정부가 2차 가해·재발 방지와 안전 대책을 세우는 과정"이라며 "법적, 행정적 책임까지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성역 없이 충분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국회 국정조사를 통해 ▲ 부검 시 마약 검사를 권유하게 된 경위 ▲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112 신고체계 ▲ 정부가 유가족끼리 연락하지 못하도록 했는지 여부 등도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박가영씨 모친은 "윤석열 대통령은 '주어'가 정확히 들어간 사과를 해달라"며 "대통령의 사과는 단순한 사과가 아닌 국민에 대한 위로"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 참여한 10여 명의 유족은 '성역 없는 조사', '철저하게 진상규명'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고, 기자회견 중간중간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서는 안 된다'는 페이스북 글과 송언석 의원이 참사 희생자와 마약과의 연관성을 시사한 발언을 두고 비판도 이어졌다.

고 이주영 씨 부친인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부대표는 "국민의힘에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한다"며 "공문을 발송할 테니 최근의 막말이 국민의힘의 공식적인 입장인지 전해달라"고 요구했다.

유가족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의당과 간담회를 했다.

이종철 씨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에게 "협의체를 만들 이유도 없었고 만들 필요도 없었으나 '(저희가) 유가족을 대표할 수는 없다'는 말들을 해서 (협의회를) 결성하게 됐다"면서 "공부를 더 많이 해서 협의회가 앞으로 정부와 싸울 수 있으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희생자) 부모님들이 이야기하시는 이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요구에 대해 정의당이 무슨 일이 있어도 답할 수 있게 모든 힘을 다하겠다"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미 식물 장관으로, 이 장관을 끌어내는 데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협의회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49재를 맞는 16일 오후 6시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이름의 추모제를 이태원역 3번 출구에서 연다.

s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