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동성 35쌍 포함해 989쌍 합동결혼…"중요한 날" 환호

브뤼셀선 1천363명 단체미팅…"싱글들도 밸런타인데이 되찾아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가 2년만에 풀린 후 첫 밸런타인데이인 14일 지구촌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합중국 수도 멕시코시티의 위성도시인 네사우알코요틀에서 이날 커플 989쌍이 참가하는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이 중에는 동성 커플 35쌍도 포함돼 있었다.

시 당국은 이번 합동결혼식에 참여한 커플들에게 헤어와 메이크업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합동결혼식은 멕시코합중국 전역에서 동성간 혼인이 인정된 후 3개월여만에 열렸다.

야스민 아코스타(27)와 결혼식을 올린 사라이 바르가스(24)는 "2월 14일에 만났기 때문에 (밸런타인 데이는) 우리에게 중요한 날"이라며 "불과 3개월 전부터 멕시코주(州)에서 동성 결혼이 인정된 것이 기쁘고, 그래서 올해 결혼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합중국 32개 광역단체 중 가장 인구가 많으며 네사우알코요틀이 속해 있는 멕시코주는 작년 10월 11일에 29번째로 동성간 혼인을 인정하는 법을 주의회에서 통과시켰다. 보름 후에는 타마울리파스주(州) 의회를 마지막으로 멕시코합중국 전역에서 동성결혼 인정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앞서 멕시코시티는 2009년 12월 중남미 전체에서 최초로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법을 공포해 2010년 3월부터 시행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데어 투 데이트'(Dare to Date)라는 업체가 주최하는 '스피드 데이트'가 열려 1천363명이 참여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964명이 참여했던 2019년 아일랜드 더블린 행사 당시 기록을 넘어선 것이라고 주최 측은 밝혔다.

스피드 데이트는 일정한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도록 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교제상대 후보자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하는 짝짓기 방식이다.

이날 행사장에는 수백개의 테이블과 디스코 음악이 마련됐으며, 참가자들은 4분마다 한 차례씩 자리를 바꿔 가며 평균 16명씩을 만났다.

주최 측은 연령과 성적 지향에 따라 참가자들을 분류한 것 외에는 사전 선별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티파니 귀렌(29)은 로이터 기자에게 스피드 데이팅 방식이 "틴더(데이트 상대를 찾기 위한 서비스)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며 "다양한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이들은 우리가 틴더를 쓸 때는 (만나보겠느냐는 질문에) '예스'라고 했을만한 사람들은 아마도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데어 투 데이트 이벤트 매니저인 데어 투 데이트 이벤트 매니저인 질 드 그라프는 이제 싱글들이 밸런타인데이를 되찾을 때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사랑의 날이기도 하지만, 나는 싱글인데 커플인 내 친구들은 모두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며 "싱글들에게는 (밸런타인데이가) 꽤 슬픈 날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밸런타인데이를) 되찾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