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청년최고위원 후보 토론회서 장예찬-친이준석계 이기인 정면충돌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의 27일 방송 토론회에서는 장예찬 후보가 과거 집필한 웹소설에서 여성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 했다는 논란을 둘러싸고 장 후보와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기인 후보가 정면충돌했다.

전날 한 언론은 장 후보가 과거 '묘재'라는 필명의 웹소설 작가로 활동할 당시 집필한 '강남화타'라는 소설에서 가수 아이유의 본명을 언급하며 성적 대상화 했다고 보도했고, 이준석 전 대표는 "아이유 팬덤을 건드리면 총선이 위험해진다"며 SNS로 이슈화에 나섰다.

이기인 후보는 이날 오후 진행된 3·8 전당대회 청년최고위원 후보들의 방송 토론회에서 "장 후보가 과거 발언으로 많은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으나, 이번 웹 소설 논란은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다"며 "제대로 사과하고 후보직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판타지 소설을 빙자한 이 소설에서 현존하는 연예인, 특히 아이유 이지은 씨 이름을 그대로 차용하고 이지은 씨가 불렀던 '좋은 날'이라는 노래 가사를 그대로 차용해서 그 사람을 특정한 후에 '키스를 했다', '쓰다듬었다'는 정말 변태적 습성이 담긴 글을 갖고 판타지 소설로 빙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여배우 김혜수 씨를 수식하는 많은 단어를 나열하면서 신체 손상을 회복하기 위해 침술로는 안 되니까 남녀가 서로 맞대서 음기와 양기를 나눈다는 말도 안 되는 소설을 썼는데 장 후보는 그걸 두고 표현의 자유, 창작의 자유라고 강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장 후보는 "이 후보,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며 "저는 100% 허구의 판타지 소설을 썼고, 이 후보가 교주처럼 모시는 이준석 씨는 본인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고 측근을 보내서 7억원 각서를 현실에서 썼다"고 맞받았다.

장 후보는 "현실에서 성 상납 의혹으로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이 전 대표에게는 한 마디도 못 하는 내로남불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후보)이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에 대해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겠다? 7억원 각서를 쓴 건 잘한 겁니까"라고 따졌다.

이어 "판타지 소설과 7억원 각서 이 무게감을 우리 국민이 비교하면 코웃음을 칠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후보가 김가람 후보에게 "실존하는 연예인을 성적 대상화 하는 '알페스' 범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고, 김 후보는 "장 후보는 너무 선정적인 이런 부분들에 대해 지적이 나오면 겸허하게 받는 태도도 필요하다"면서도 "친민주당 성향 언론에서 나온 것을 그대로 퍼다가 논란을 만드는 것 또한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양측을 동시에 겨냥했다.

이와 관련, 장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저는 100% 허구인 판타지 소설을 썼다. 어린 시절의 일이지만 철없는 생각을 남긴 적도 있다"며 "하지만 현실에서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고자 7억원 각서를 측근에게 쓰게 만들거나 거기에 대해 일언반구 반성의 메시지를 내지 않는 철면피 뻔뻔한 정치인들과는 다르다"고 거듭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이준석 전 대표를 두고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친윤(친윤석열)계 장예찬 후보는 "우리당 안에 이준석이라는 악성 종양이 자라났다"고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지원을 받는 이기인 후보는 "다시는 우리 안에서 누군가를 억지로 추출하려거나 제명하려는 목소리가 아니라, 다른 목소리를 포용할 줄 아는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