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총선 개입 가능성도 보여줘…대통령 조치 있어야" 법적조치도 시사

千 "김기현 대표 돼도 결국 비대위 갈 것"…黃 "김기현, 사퇴하라"

(서울=연합뉴스) 안채원 박형빈 기자 = 대통령실 행정관이 단체 대화방을 통해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를 지지했다는 논란을 둘러싸고 6일 안철수·천하람·황교안 후보가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특히 안 후보 측은 대통령실 행정관이 당원에게 김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의 홍보물 전파를 요청했다는 내용의 녹취를 공개한 언론 보도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당 대표 경선에 개입한 명백한 사실"이라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경향신문이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한 대통령실 행정관 A씨와 당원 B씨의 녹취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그때 인사드린 A행정관입니다"라고 소개하고 "이제 전당대회도 별로 안 남고, 그래서 저희 김기현 대표 이런 방이 하나 있는데 거기 콘텐츠 올라가있으면 뭐 그런 것도 좀 봐주시고, 좀 전파하실 방 있으시면 전파도 좀 해주시고 그러십사 (그래주시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방에 이제 초청을 드려도 될까요? 아마 방 이름이 '김이 이김' 이런 방인 것 같은데"라고 했다.

전날 경향신문은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들과 당원들이 속한 단체 대화방에서 김 후보 지지 및 안 후보 비방 홍보물이 지속적으로 공유됐다며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이날 보도는 나아가 한 행정관이 당원에게 김 후보 지지 홍보물 전파를 요청했다는 내용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가 있는 공무원이 직접 특정 후보 지지 활동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안 후보는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법 제7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중대한 범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개입하면 내년 총선에서도 개입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또다시 범법이 발생하고 공천 파동이 재현된다면 도대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을 향해 가담자 등을 확인해서 이날 중 입장을 밝혀달라며 "오늘 중으로 그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면 법적인 조치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사안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대통령께서 이번 신년사 때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은 없다고 분명하게 말씀했고, 그 말을 믿는다"고 했다.

다만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어떤 조치가 있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무대응으로 일관할 시 반발의 의미로 후보 사퇴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김기현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천·황 후보도 대통령실 행정관 단톡방 논란 관련 비판에 가세했다.

천 후보는 페이스북에 녹취 영상을 공유하며 "설령 김기현 후보가 되어도 이 의혹이 사실이면 정당성에 큰 흠집이 가는데, 결국 또 다시 비대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견제했다.

황 후보도 페이스북에 "책임은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여서 무리하게 추진한 김기현 후보에게 있다"며 "진심으로 나라와 당과 대통령을 위한다면 김기현 후보는 지금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오전 나경원 전 의원의 지역구인 동작을 당협 사무실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관련 의혹에 대해 "공무원이라고 하더라도 단톡방에 들어가 활동 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는 건 아니다"라면서 "다만 사실관계를 잘 모르기에 말씀 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했다.

안 후보와 김 후보 캠프 간 공방도 이어졌다.

안 후보 측 윤영희 대변인은 논평에서 "행정관들이 김기현 후보 선거운동원인지 아닌지부터 답변하라"고 압박했고, 김 후보 측 김시관 수석보좌관은 논평을 통해 "한 카톡방을 마치 대통령실 차원의 문제인 양 범죄행위라고 주장하며 법적 조치를 입에 올린다"며 "당을 망치는 도를 넘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고 맞섰다.

chae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