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지역 파라오 쿠푸왕 大피라미드서 9m 길이 '비밀 회랑'발견, 고고학계 시선집중

[이집트]

6mm 내시경 틈새로 넣어 내부 촬영 성공

“쿠푸왕 묘실 존재 비밀 찾을 결정적 단서”

이집트 카이로 인근 기자 지역에 있는 대(大)피라미드에서 ‘비밀 통로’가 새로 발견됐다. 4500년 전 만들어진 피라미드에서 9m 길이의 비밀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자 내부에 무언가 있을 가능성을 나타내는 결정적 단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집트 고대 유물 당국은 2일 기자 대피라미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대 이집트 제4왕조의 두 번째 파라오 쿠푸왕의 무덤인 대피라미드에서 길이 9m, 폭 2.1m 크기의 비밀 회랑(통로)을 발견해 촬영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내시경으로 촬영에 성공한 이 통로는 벽돌과 역 V자 모양의 천장으로 구성돼 있다. 통로는 피라미드의 주 출입구로부터 7m 위쪽에서 발견됐으며, 입구는 큰 바위가 비스듬하게 서로 기댄 모습으로 밖에서 보면 막혀 있다.

연구진은 통로의 작은 틈새로 6㎜짜리 내시경을 밀어 넣어 내부 공간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통로 끝은 거대한 석회암에 막혀 있어 내시경이 더 진입하기 어려웠다고 당국은 전했다.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지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 발견된 통로에 대해 “피라미드 안에 쿠푸왕의 진짜 묘실이 존재하는지 파악할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통로가 뭔가 보호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내 의견으로는 쿠푸왕의 진짜 무덤을 지키고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모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고대유물최고위원회 의장은 “이 통로 끝에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스캔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푸왕의 이름을 따 ‘쿠푸의 피라미드’라고도 불리는 대피라미드는 기원 전 2609∼2584년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이 중에서 유일하게 원형이 잘 보존된 유물이다. 원래 높이는 146m로 이집트 전 지역에 남아있는 약 70기의 피라미드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커 ‘대피라미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는 1889년 파리 에펠탑이 완공되기 전까지 지구상에 인간이 만든 가장 높은 구조물이었다. 꼭대기 부분이 10m 가량 파손되어 현재 높이는 137m이다.

현재까지 대피라미드에선 묘실 3개가 발견됐지만, 이곳에서 미라나 유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도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쿠푸왕의 묘실이 외부의 접근이 어려운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도 제기돼 왔다.

이집트 당국은 2015년부터 피라미드를 훼손하지 않은 채 내부를 들여다보기 위해 프랑스, 독일, 캐나다, 일본 등의 전문가와 함께 피라미드 내부 공간을 탐색하는 ‘스캔 피라미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