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세르파 2명 과열 등반 기록 경쟁 시끌, 세계신기록 엎치락뒤치락

[네팔]

파상 다와 22일 ‘27회’ 등정 타이 기록 수립

카미 리타 곧바로 재등정 나서 ‘28회’ 신기록

“서구 산악인들 욕하더니 답습” 곱지않은 눈길

등반 안내를 맡는 네팔 세르파들이 에레베스트 등정에 경쟁이 붙었다. 유명 세르파 2명이 서로 질세라 일주일에 두 번을 오르는 등 과열 기록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과거 한국 산악인의 등반 안내인 역할로 잘 알려진 세르파 카미 리타(53)가 에베레스트를 일주일 동안 두 차례나 오르며 28회 등정 신기록을 세웠다.

히말라얀타임스는 등반 지원업체 관계자를 인용, 리타가 지난 23일 오전 9시 23분 쯤 28번째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리타는 지난 17일에 이어 엿새 만에 다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

이같은 리타의 잇딴 등정은 앞서 다른 네팔 셰르파인 파상 다와(46)가 그의 기록에 바짝 다가선 것이 경쟁심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파상 다와는 지난 14일과 22일 에베레스트 정상을 잇달아 밟으며 27회 등정 타이 기록을 세웠다. 그러자 이에 자극 받은 리타가 하루 만에 이를 경신한 것이다. 그는 17일 등정을 마치고 하산한 뒤 곧바로 기록 경신을 위해 다시 산을 오른 셈이다.

리타는 2019년 5월에도 15일과 21일, 일주일 동안 두 차례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 때가 그의 에베레스트 23번째, 24번째 등정 기록이었다. 리타는 셰르파였던 아버지를 따라 1994년 5월 처음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그 뒤 거의 해마다 한 번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고 파키스탄 히말라야의 K2 등 다른 고봉에도 여러 차례 올랐다.

네팔에서는 최근 셰르파들이 단순한 등반 지원 역할을 넘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직접 기록에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세 남매의 엄마인 라크파 셰르파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10번째 밟는 데 성공, 자신이 갖고 있던 에베레스트 여성 최다 등정 기록을 갈아치웠다.

같은 해 7월에는 사누 셰르파가 파키스탄 고봉 가셔브룸 2봉(해발 8035m)의 정상을 밟으면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히말라야 8000m급 고봉 14좌를 두 차례 이상씩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셰르파는 네팔의 한 종족 이름이자 성(姓)이기도 하며 일반적으로는 등반 안내로 생계를 꾸리는 직업을 의미하기도 한다.

네팔에선 그동안 서구 산악인들이 비난받던 ‘기록 위주’ 산행 경쟁을 세프파들이 답습하고 있다며 곱지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