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실전용 비축량 1년간 86기 증가 올 1월 현재 총 9576기,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뉴스진단/SIPRI '2023 연감'발표]

2000여기는 고도 작전 대기 상태  일촉즉발
中 최다 긴장 주도, 푸틴 핵 위협 수위 고조 
北 5기 늘어 30기 보유  최대 70기 조립가능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핵 위협 수위를 점점 높여가는 가운데 올해 전 세계 군용 핵탄두 비축량이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냉전 종식 후 군비 통제 분위기 속에 점진적으로 감소하던 추세가 끝났다는 뜻으로 전문가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중 하나로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1년 전보다 5기 늘어난 30기로, 조립 가능한 핵탄두 수는 최대 70기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2일 발표한 ‘2023 연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세계 군용 핵탄두 비축량은 9576기로 지난해 대비 86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미사일, 전투기 운용 부대에 배치된 탄두는 3844기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약 2000기는 고도의 작전대기상태를 유지 중인데 이는 핵탄두가 미사일에 장착돼 있거나 전략폭격기를 보유한 공군 기지에 보관돼 있다는 의미다. 이들 2000기 대부분은 러시아와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반 및 발사대 탑재 등 과정을 거치면 실전 운용이 가능한 별도 저장 핵탄두는 5732기로 집계됐다. 폐기 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폐기될 예정인 탄두를 포함한 총 보유량은 1만2512기로 지난해(1만2710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북한은 1년 만에 5기 늘린 30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SIPRI는 “북한은 여전히 군사용 핵프로그램을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우선시하고 있다”며 “현재 30기의 탄두를 조립했지만, 50∼70기의 탄두에 사용할 충분한 핵분열성 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군용 핵탄두 비축량 증가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긴장 속에 중국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보유 핵탄두는 지난해 1월 350기에서 올해 410기로 60기(17%)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SIPRI는 중국이 핵 무기고를 점점 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 군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쯤 뒤에는 미·러에 견줄 만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중국 다음으로는 러시아(12기), 파키스탄·북한(각 5기), 인도(4기) 순으로 군용 비축량이 많이 늘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 중 하나로 흘러가고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을 진정시키고 군비경쟁 속도를 늦추기 위한 각국의 협력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