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품에서 장례 마쳐…아들 "함께 슬퍼해 준 시민들께 감사"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2년 전 강원 강릉 바다에서 실종된 50대가 2년 만에 일본의 한 섬에서 발견돼 고국으로 돌아와 무사히 장례를 마쳤다.

실종 당시 어머니를 찾기 위해 "바다에 랜턴을 비춰달라"고 시민들에 호소했던 고인의 아들은 늦게나마 시신이라도 찾게 된 일을 '기적'이라고 표현하며 "함께 슬퍼해 주고, 아파해준 시민들께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20일 동해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2021년 7월 4일 강릉시 남항진 솔바람다리에서 실종됐다.

해경은 A씨를 찾기 위해 주변 해안가를 수색하고, 헬기와 연안 구조정, 드론까지 투입해 수색에 나섰으나 찾지 못했다.

당시 A씨의 아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솔바람다리에서 랜턴을 비춰달라"며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듯했던 A씨는 지난 5월 420㎞ 떨어진 일본 오키노시마 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발견된 시신의 DNA 대조를 요청해왔고, 확인 결과 A씨로 밝혀졌다.

최근 시신을 인계받아 장례를 치른 A씨의 아들은 "너무도 춥고 어두운 곳에 오래 계셨지만, 지난날 호소문을 읽어주시고 도와주셨던 시민 덕분에 잠시나마 따뜻함을 느끼셨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이젠 외롭지 마시라고, 가슴 아프지 마시라고 장례 잘 치러드리겠다"며 "모든 분의 기도 덕분에 기적적으로 다시 어머니를 뵐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거듭 감사의 뜻을 밝혔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아픔 잊으시고 앞으로 행복하시길…",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다행"이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육상과 달리 해상에서 실종되는 경우 사고 지점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앞서 양양에서는 지난해 12월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 실종된 60대 어업인이 일본 이시카와현 해안가에서 발견돼 약 3개월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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