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 사망자 13명으로 늘어…펄 가득 찬 지하차도 수색 박차

산사태 발생 경북 사망 19명·실종 8명…피해자 더 늘어날 듯

(전국종합=연합뉴스) 지난 13일부터 17일 오전까지 전국 곳곳에 쏟아진 폭우로 지하차도 침수, 산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사망자 수가 40명으로 늘었다.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터널 전체가 침수된 청주 오송지하차도, 산사태로 마을이 초토화된 경북 예천 등을 중심으로 수색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세종 1명, 충북 16명(오송 13명), 충남 4명, 경북 19명 등 총 40명이다.

실종자는 부산 1명, 경북 8명 등 9명이다. 부상자는 충북 13명을 비롯해 총 34명이다.

기상청은 "18일 아침까지 곳에 따라 시간당 30∼60㎜, 많게는 70㎜ 이상 되는 강한 비가 내리겠으니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 오송 지하차도 사망자 13명으로 늘어…실종자 수색작업 박차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께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쏟아져 들어온 6만t의 물에 차량 16대가 잠긴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에서는 수색 작업이 한창이다.

이날 오전 4구의 시신이 추가로 인양되면서 이 사고 관련 누적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었다.

소방당국은 지하차도 내부의 물을 상당량 뺀 이날 새벽부터 도보 수색에 나섰다.

전날 견인을 마친 4대(버스 1대·승용차 2대·트럭 1대) 외에 침수 차량 12대를 추가로 확인했다.

당국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실종 신고된 12명 중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1명을 찾기 위해 지하차도 중앙부를 중심으로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앙부에는 펄과 함께 물이 성인 남성 허리만큼 차 있어 수색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오는 18일까지 많은 양의 비 예보가 있는 만큼 그 이전에 양수기 등 장비를 총동원해 수색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충북경찰청은 실종자 수색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담수사팀을 구성, 금강홍수통제소와 도청, 시청, 구청 등을 대상으로 도로와 제방 관리의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수사는 홍수경보에도 궁평2지하차도에 대한 교통통제가 왜 이뤄지지 않았는지, 미호강 제방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중심에 둘 것으로 보인다.

◇ 실종자 8명 생사 미확인 경북 예천군 등 수색 강화

경북에서는 이날까지 사망 19명, 실종 8명, 부상 1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다.

지난 15일 오전 영주시 풍기읍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부녀지간인 2명이 숨지고, 예천군 효자면 백석리 마을에서 5명이 사망하는 등 사망자 19명 중 최소 13명이 산사태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당국은 이날 장비는 물론 인력 2천여명을 투입해 실종자 수색 등 구조 작업을 재개했다. 소방대원과 군 병력, 경찰관들이 삽과 탐침봉 등을 들고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구조 활동은 실종자 8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예천군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구에서도 지난 15일 오후 팔거천변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60대 남성에 대한 수색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경북지역 이재민은 1천900여세대, 2천900여명에 달한다. 현재 885세대, 1천300여명이 귀가했으나, 1천여세대, 1천600여명은 여전히 임시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금까지 주택 36채가 부서지고 농작물 1천600여㏊가 물에 잠겼다. 가축 폐사도 6만마리에 달한다.

국도 1곳, 지방도 7곳 등 도로 8곳이 통제되고 있다. 청량리∼안동 중앙선 등 3개 철도 노선이 운행을 중단했는데, 이날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 전국 곳곳서 농경지·주택 침수 속출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연일 쏟아진 폭우로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나 농작물 침수 피해 등이 발생했다.

전북 지역에서는 농경지 1만4천579㏊가 물에 잠겼다. 작물별로는 벼가 9천577㏊로 가장 넓고, 논콩 4천533㏊, 시설원예 412㏊ 등이다.

계속된 비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산사태 발생도 잇따르고 있다. 완주 5곳, 익산 4곳, 장수 2곳 등 전북 지역 14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전남에서도 농경지·시설물 침수 피해가 속출했는데, 피해 면적이 635㏊(해남 540㏊, 강진 95㏊)에 달한다. 전남도는 배수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침수 지역이 상당히 남은 상황이다.

이날 오전 4시 13분께 담양군 담양읍 학동마을에서 토사로 인해 창고가 유실돼 13가구 주민 23명이 인근 고지대 마을로 대피했다. 앞서 오전 1시 9분께 곡성군 주택에 흙이 들어와 2가구 주민 4명이 대피했다.

전남 지역 대피 인원은 14개 시군, 245세대 371명에 달한다.

지난 13일부터 580㎜의 물 폭탄이 쏟아진 충남에서도 7천830㏊의 농경지가 침수됐고, 이 가운데 66㏊가 유실·매몰됐다.

산사태는 147곳에서 총 8.79㏊ 규모로 발생했다.

이번 폭우로 인한 충남지역 사망자는 4명이다. 지난 14∼15일 논산과 청양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3명이 숨졌고, 공주에서 1명이 호우에 휩쓸려 사망했다.

세종에서도 산사태로 1명이 숨졌고, 공공시설 11곳과 사유시설 6곳이 피해를 봤다.

대구시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는 이날 오전 2시 20분께 약 700세대에 정전이 발생했다가 40여 분 만에 복구됐다.

한전 등은 아파트 주변 도로의 나무가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중호우가 이어지자 교육기관도 여름방학을 앞당기는 등 학사일정 조정에 나섰다.

이 같은 학교는 총 22개교인데, 충북이 9개교로 가장 많고 충남·경북 각 5개교, 서울·울산·세종 각 1개교로 집계됐다.

(전창해 박세진 김소연 정다움 김진방 김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