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왔다" 진단에도 당 대표실로 옮겨 단식농성 지속…당 관계자 "의지 결연"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정윤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단식 농성을 2주째 이어가면서 건강에 대한 우려로 이제 단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여전히 뜻을 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단식 14일째인 13일 농성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본청 안 당 대표실로 옮겼다.

지난 9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친 검찰 조사 등 스트레스가 가중돼 몸이 급격히 안 좋아졌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그는 오전 최고위 회의에도 불참했다.

현재 이 대표는 심장박동 센서를 착용하고 외부 의료진의 실시간 확인을 받고 있으며 혈당·체온 등도 수시로 점검 중이라고 한다.

의료진은 "통상 10일에서 14일을 넘기면 의학적으로 불가역적인 손상이 온다는 것을 감안하면 단식 한계에 온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이라도 단식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심각한 이상 소견이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단식 중단을 강력히 권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이 대표 비서실장 천준호 의원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아직 이 대표의 체온·혈당·혈압 등이 심각한 비정상은 아니지만, 저체온증 등으로 인한 신체 기능 저하 증상과 체중 감소가 나타나고 있으며 7일째부터는 전해질 불균형이 나타났고 전날부터는 부정맥 빈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천 의원은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현 상황에서 단식을 중단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표실로 단식장을 옮긴 데는 단식을 더 이어가겠다는 이 대표의 결연한 의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와 면담한 인사들은 입을 모아 단식 중단을 요청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전 의원은 이날 오후 당 대표실을 찾아 이 대표에게 "단식이 길어지니까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정말 아주 깊게 걱정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노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이) 그러시면서 정치가 실종돼버리고 국민 통합보다 국민 분열이 횡행하고 국익이나 민생보다는 이념이 우선시된 이런 상황에서 당 대표님의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엄중한 상황에 대처하려면 빨리 단식을 중단하시고 건강을 회복하셔야 된다,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표는 "감사한 말씀"이라면서 "깊이 잘 새겨서 잘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 당내 김근태계 모임인 민평련(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 소속 의원들도 이날 잇달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양승조 전 충남지사,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춘희 전 세종시장 등도 농성 현장을 방문해 우려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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