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나라 이름 순서 바꿔 지칭한 尹…외교기조 반영
한중일은 '한일중'으로, 북미도 '미북'으로 표현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면서 북한과 러시아를 러시아-북한 순으로 지칭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통상 정부 발표나 언론 보도에서 두 국가를 북한-러시아(북러) 순서로 표현했던 것과 사뭇 달라진 것이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으로 양쪽 모두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지만, 북한이 핵 개발과 미사일 시험 발사 등 잇단 도발로 러시아보다 우리나라에 더욱 직접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달 초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동북아 3국을 한중일이 아닌 한일중으로 중국에 앞서 일본을 먼저 표기했다.
동북아 3국의 회의에서 자국을 가장 앞에, 이어 차기 의장국을 먼저 표기하는 원칙도 고려했지만, 윤석열 정부 들어 새로운 외교 기조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볼 때 한미일 안보 협력이라는 이른바 자유민주주의 해양 세력과 연대 강화가 중국-러시아-북한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 대륙 세력과 관계보다 중요하다는 전략적 가치 판단도 깔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지난 6월 국가안보실이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에서 일본을 중국보다 앞세워 표기했다. 또 과거에는 북미 관계라고 했으나 현 정부에서는 미북 관계로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