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C, 미 위성방송사에 2억원 부과…"다른 위성들과 충돌 위험"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정부가 지구 궤도에 우주 쓰레기를 방치한 업체에 사상 처음으로 벌금을 부과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3일(현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자국 위성·케이블 방송사인 디시 데트워크가 구형 위성을 현재 사용 중인 위성들과 충분히 격리하지 못했다며 15만달러(약 2억원)의 벌금을 물렸다.

문제의 위성은 디시 네트워크가 2002년 쏘아 올린 에코스타-7 위성이다. 지구 표면에서 3만6천㎞ 높이에 있는 정지 궤도에 처음 올려졌다.

디시 네트워크는 이 위성을 299㎞ 더 멀리 보낼 계획이었지만 2022년 위성 수명을 다할 때까지 연료 손실로 122㎞ 보내는 데 그쳤다.

결국 우주 쓰레기로 전락한 에코스타-7은 현 궤도에서 다른 위성과의 충돌 위험을 안고 지구 주위를 계속 떠돌고 있다. 공식적으로 '우주 파편'으로 불리는 우주 쓰레기는 낡은 위성이나 우주선 부품 조각 등을 가리킨다.

1957년 사상 첫 위성 발사 이후 1만개를 넘은 위성이 쏘아 올려졌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수명을 다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길이 10㎝ 이상인 각종 우주 파편은 2만5천개가 넘는 실정이다.

로얀 에갈 FCC 집행국장은 "위성 운영이 더욱 보편화되고 우주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위성 업체들이 관련 규정을 지켜야 한다"며 이번 벌금 부과가 우주 쓰레기 발생을 억제할 획기적 해법이라고 자평했다.

영국 센트럴랭커셔대 의 메건 아곤 부교수는 "FCC가 이번에 처음으로 실질적인 규제 권한을 사용한 것은 위성 업계에 (우주 쓰레기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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