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사람 없어 응급조치 늦어져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로보택시(자율주행택시)가 연루된 교통사고가 발생해 보행자가 심하게 다쳤다고 AFP통신과 CNN 등이 3일 전했다.

로보택시 운영 회사인 크루즈와 현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교차로에서 한 여성이 로보택시 아래에 깔린 채 발견됐다.

로보택시 카메라에 찍힌 영상을 확인한 결과, 이 여성은 교차로에서 보행 신호가 바뀐 뒤 횡단보도를 건너다 운전자가 주행하는 일반 차량에 치였다. 그 충격으로 여성의 몸이 튕겨 나가 오른쪽 차선에 굴러떨어졌고, 해당 차선에서 다가오던 로보택시에 깔렸다.

로보택시의 브레이크는 여성의 몸이 땅에 닿자마자 작동했지만, 차가 완전히 멈췄을 때는 이미 여성을 덮친 뒤였다.

처음에 여성을 친 차량의 운전자는 곧바로 현장을 떠났고, 여성은 한동안 로보택시 아래에 깔린 채 구조를 기다려야 했다. 당시 로보택시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아 긴급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소방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여성은 로보택시 차량 아래에 끼어 있는 상태였고, 소방대는 구조 장비를 이용해 차를 들어 올린 뒤 여성을 끌어냈다.

중상을 입은 여성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다고 소방 당국 관계자는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경찰국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 8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로보택시의 24시간 상업 운행이 허용된 이래 여러 사고가 잇따랐지만, 승객이나 보행자가 심각하게 다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방 당국은 설명했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의 자회사 크루즈와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인 웨이모는 각각 작년 2월과 3월부터 야간에만 로보택시를 시범으로 운행하다 8월 초 캘리포니아주 당국으로부터 24시간 영업 허가를 받고 운행 차량을 대폭 늘렸다.

하지만 이후 로보택시가 소방차·구급차를 방해하거나 충돌하는 사고가 속출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소방국은 올해 들어 로보택시 관련 사고가 83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m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