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기경단 설명 요구에 "성직자 관용으로 다뤄야"
[바티칸]
"동성혼은 죄로 간주, 인정하지 않을 것"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부 동성 커플이 성직자의 축복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3일 CNN 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가톨릭교회 성직자들이 상황에 따라 일부 동성 커플에게 축복을 내리는 행위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7월, 추기경단은 ▲신성한 계시를 재해석할 수 없는 것 ▲동성 커플들에 대한 축복이 불가능한 것 ▲주교들의 위계적 권위 ▲여성의 사제직 서품 ▲성찬 축일에 회개의 필요성 등 5가지 문제에 대해 교황청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다.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과 관련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의 관용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사제들이 부정하고 거부하고 배제하는 판관 역할만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대체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신께 도움을 청하기 위해 축복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축복받고자 하는 이들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특정 상황에서 성직자 신중함을 발휘한 결정이 반드시 규범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축복 요청을 상황별로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교회가 여전히 동성 간의 결합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죄로 간주한다며 동성 결혼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회는 결혼을 남녀간 독점적이고 안정적이며 불가분의 결합으로 보고 있으며, “이 신념에 반하는 의식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법은 모든 것을 포괄해서는 안 되고, 포괄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가 항상 사람들과의 관계에 “친절, 인내, 이해, 부드러움, 격려”의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에 대해, 성 정체성 등 교리와 관련된 중요한 문제에 대한 교회의 언어적 표현을 부드럽게 조정하려는 노력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