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뒤돌아서는 "시진핑은 독재자"

[뉴스진단]

美 언론 "기대치 낮았던 정상회담"

1년 만에 얼굴을 맞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년 전 서로 ‘2인자’ 시절 만났던 첫 인연을 떠올리며 친분을 과시했다. 두 정상은 2시간에 걸친 회담에 이어 오찬과 산책을 함께 하며 부드러운 어조를 이어갔다

약 1년 만에 이뤄진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 결과를 두고 미 언론들은 이번 회담이 갖는 관계 안정화라는 상징적 의미에 주목하는 한편, 애초부터 기대치 자체가 낮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또 다시 시 주석을 "독재자"라고 발언한 것은 여전히 냉랭한 양국 관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자, 양국 간 근본적 갈등 요인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는 진단이다.

CNN방송은 16일 '낮은 기대치가 충족된 미·중 정상회담의 시사점'이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전날 샌프란시스코 근교에서 열린 회담 결과에 대해 "관계의 기본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정상회담이 개최됐고, 그래서 성공적"이라면서도 "의도적으로 아주 낮은 기대치를 설정하고, 양측이 생산적이었다고 선언할 동기가 상당한 상황에서 4시간 대화 후 분위기가 들뜬 것은 성과라고 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당장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도,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미국과의 관계를 통제하고 있음을 국내 지지자들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는 시 주석으로서도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양국 군사 대화 재개 등을 통해 "오판, 오해의 위협을 낮추는 것만으로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을 만나기로 한 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관계 안정화라는 이번 회담의 상징적 의미에 주목했다.

다만 "이러한 중요하지만 점진적인 진전은 미·중을 더 위험한 경쟁으로 몰아가는 근본적 요인을 완화하는 데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도 시정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단절"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회담 직후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의 두 가지 순간을 통해 미·중 관계가 여전히 냉랭함을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예정된 질문을 마무리한 후 회견장을 나서다 "여전히 시 주석을 독재자로 보느냐"는 질문을 받았고 "그렇다"고 답변했다. 그를 믿느냐는 질문에는 "믿지만 검증한다는 옛말이 있다"고 남아 있는 불신을 드러냈다. 이 매체는 "바이든 대통령의 솔직한 평가는 점점 냉랭해지는 양국 관계를 더 반영한 것"이라며 "두 지도자의 표면적 인사 이면에는 깊은 분열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펜타닐을 억제하고 군사 통신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양국 관계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에서 양측 간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고 진단했다.